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에다 견조한 실적 흐름을 바탕으로 신용평가 등급 상향에 청신호를 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신용평가업계와 동국제강에 따르면 지난 30일 한국신용평가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2015년 투자부적격 지위로 하락한 지 2년 만에 투자적격등급(BBB- 이상) 회복을 눈 앞에 둔 것이다.
한신평은 유동성 위험완화, 이익창출력, 재무 안정성 등 세 가지 부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앞서 2015년 동국제강은 본사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매각했고, 이듬해 국제종합기계, 페럼빌, DK유아이엘, 골프장을 운영하는 페럼 인프라 등 자회사를 외부에 넘기며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바 있다.
한신평은 동국제강이 이를 통해 과중한 재무부담을 덜었고, 영업현금흐름 개선과 회사채 차환발행을 통해 만기 도래 차입금에 대응하는 등 유동성 위험을 낮췄다고 봤다.
동국제강은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흐름도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22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1143억원 순손실에서 5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 기준 전분기 대비 114.2% 급증한 576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내며, 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한신평은 "되살아난 건설경기로 봉형강 판매가 늘었고,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영업환경 또한 우호적이다"며 "이익창출력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국내 1위인 컬러강판에서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럭스틸, 3코팅 컬러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등 수익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2분기부터는 원료 단가 상승분을 제품 판매가에 반영해 수익성을 제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전방산업 동향과 사업포트폴리오 변화, 실적 개선 등으로 동국제강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차입금은 전년 동기 대비 2396억원 축소됐고, 차입금 의존도는 30%대(39.7%)까지 떨어졌다. 부채비율도 132.1%로 낮아졌다. 매출채권회전율은 4.34에서 7.06으로 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이어갔다.
이런 이유로 업계 안팎에서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시간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연초 한국기업평가는 동국제강의 무보층사채 신용등급을 BB+로 상향 조정했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동국제강은 오는 10월 23일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동국제강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289억원에 이른다. 통상 회사채 상환은 신용등급 조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현재 보유현금, 영업이익, 현금 창출 능력 등을 감안할 때 회사가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는 생각이다"면서 "만기가 가까운 회사채도 전액 현금으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미 상당 부분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는 신용등급 전망 뿐 아니라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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