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이소현·윤정훈 기자 = 국내 자동차업계가 3개월 연속 내수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침체의 늪'에 빠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한 13만5443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 3월(-2.0%)과 4월 (-5.0%) 이어 5월도 -7.1%로 3개월 연속 판매량이 감소했으며 하락폭도 커졌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막바지 판매가 집중되는 호재가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각사의 주력 신차효과에만 기대해야해서 각 업체들이 고군분투한 탓이다. 또 지난달 첫째 주 황금연휴 기간에 공장 비가동으로 생산 물량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끼쳤다.
업체별로 희비는 갈렸다. 쌍용차만 새롭게 선보인 대형 SUV 'G4 렉스턴' 신차효과로 5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0.4% 감소한 총 6만607대를 판매했다.
그랜저가 1만2595대 팔리며 6개월 연속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아반떼(7834대) 쏘나타(7597대) 등 전체 승용차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1.5% 증가한 총 2만9977대가 팔렸다. 반면 RV는 싼타페(4431대), 투싼(4422대), 맥스크루즈(570대) 등 총 9423대 판매를 기록해 전년 대비 33.9%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RV 모델의 판매 감소로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가 전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며 “주력 차종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현대자동차 SUV 라인업을 완성할 KONA(코나)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판매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8.6% 감소한 4만 3522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모닝(6436대)이 전년대비 23.1%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K시리즈, 쏘렌토 등이 주력 모델의 노후화와 신차 효과 감소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출시된 스팅어는 이번 주부터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며 370대가 판매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시장상황이 어렵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차종을 추가해 대응할 것”이라며 “지난달 말에 출시된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를 비롯해 3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규 소형 SUV를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은 5개사 완성차 가운데 가장 큰 판매 하락세를 보였다. 전년대비 31.% 감소한 11만854대에 그쳤다. 말리부와 크루즈, 트랙스 등이 판매를 견인했지만, 경차 스파크의 판매량이 3682대로 전년대비 56.9% 줄어든 탓이다.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6월은 마케팅 캠페인과 함께 차량 구매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프로모션을 강화해 실수요층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고객 만족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SM시리즈와 QM시리즈 라인업이 고루 성장했으나 전년대비 16.2% 감소한 9222대 판매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 SM6 사전계약분 대량 출고와 당시 개소세 인하에 따른 판매호조의 기저효과 탓이다.
쌍용차는 티볼리와 신차 G4렉스턴의 효과를 톡톡히봤다. 지난달 전년대비 11.5% 늘어난 1만238대를 기록했다. 올해 내수 시장에서 첫 1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 티볼리(4724대)가 꾸준히 판매량을 뒷받침했고 특히 G4 렉스턴은 출시 첫 달에 2703대가 판매되면서 프리미엄 SUV시장을 주도했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는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을 선도했듯이 G4 렉스턴도 대형 SUV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다”며 “티볼리와 함께 소형부터 중대형을 아우르는 SUV 라인업 강화를 통해 판매 물량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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