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아시아는 전 세계 인프라 시장의 39%라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5년엔 42%까지 증가해 대형 시장이 될 것입니다.” (미셸 캐러비스(Michelle Karavias) ‘BMI 리서치’ 인프라스트럭처 글로벌부문장)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제43차 이포카 한국대회 세미나에선 아시아 인프라 시장의 잠재력과 투자 방안에 대해 전 세계 관계자들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아시아·서태평양 건설협회 국제연합회'인 ‘이포카(IFAWPCA)’는 195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창립된 이후 정회원 국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대회를 개최해왔다. 창립 회원 국가 가운데 하나인 한국은 21년 만에 서울에서 '융복합과 새로운 도약'이라는 주제로 이번 대회를 열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인 시장분석 업체 ‘BMI 리서치’의 글로벌 부문장인 미셸 캐러비스는 ‘아시아 인프라시장 전망’이라는 주제로 아시아 인프라 시장의 잠재력을 소개했다.
캐러비스에 따르면 아시아의 인프라 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39%에 이른다. 그는 이 같은 성장을 주도하는 이유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도시화 같은 인구학적 변화’ 등을 꼽았다.
캐러비스는 앞으로 10년 동안 주목해야 할 국가로 캄보디아·미얀마·필리핀·방글라데시 등을 들었다. 정책 불확실성이나 부정부패, 제도·감독 부족 등 위험 요소가 존재하지만 잠재력이 풍부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캐러비스는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인프라 시장에 7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행 자체가 도전 과제”라며 “2010년부터 50여개의 프로젝트가 시작됐지만 지난해까지 완성된 경우가 절반 이하에 그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는 최대 규모의 인프라 시장이지만 위험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이를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개발은행(이하 ADB)의 수석조달 전문가인 아쉬 바티자(Ashish Bhateja)는 ‘아시아 인프라 투자계획 및 참여방안’이라는 발표에서 ADB가 어떻게 조달 개혁을 실시했는지 방법을 소개했다.
바티자에 따르면 ADB는 2014년부터 조달 개혁을 진행했다. 두 단계에 거쳐 개혁을 실시했고 지난 4월 새로운 조달 프레임이 승인 받으면서 ADB의 근본적인 조달 철학을 바꿔놓았다는 평가다. 그는 “앞으로 조달 과정에 ICT(정보통신기술)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전자 조달을 실시할 것”이라며 “시간 절약은 비용 절약으로 이어져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박동규 한양대학교 교수와 박수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논의를 이어갔다.
박 교수는 “ADB에 따르면 아시아 인프라 시장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연간 7300억달러가 투자돼야 성장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시아 시장 내에서 인프라 격차를 줄여야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번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전통적인 공공재정만으론 불가능하므로 보다 많은 민간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인프라 시장에 민간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 아시아 국가 간의 상호 협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늘날 인프라 시장은 단순 성장 뿐 아니라 도시화·기후변화·일자리·자연재해·식량부족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자개발은행을 만들어 표준계약모델을 설정하고 컨설팅 및 분쟁 해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다자 차원에서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