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7일자, 출렁이는 가격에 투자자들 비상
(하) 8일자, 글로벌 상용화는 언제쯤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비트코인(Bitcoin), 이더리움(Ethereum) 등 가상화폐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난 2009년 등장 당시만 해도 비트코인의 가치는 1센트 이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20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해외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일 정오(한국 시간) 기준 1비트코인(BTC)당 2450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가상화폐 지급결제를 합법화했다. 최근 아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한 이유다. 실제로 지난달 25일에는 비트코인 대비 달러 교환 시세가 279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상화폐는 올해 들어서만 130% 가까이 뛰었고, 1년 동안 무려 400%나 급등했다.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리플 등 전 세계적으로 700여종에 달한다. 기존 화폐와 달리 통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장치나 관리 기관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아직까지는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화폐의 기능보다 투자자산으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비트코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적다.
그동안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안전성 등의 문제로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하지 않았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아직 비트코인을 정식 화폐로 인정한 국가는 없다. 하지만 최근들어 세계 각국에서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언제든 디지털 통화로서 지위가 격상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비트코인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재심사받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오는 7월부터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해 거래세를 면제할 예정이다. 러시아도 2019년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간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가상화폐에 대한 문제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가상화폐가 금(金)을 대체할 안전자산이 될 것이란 기대감과 투기세력에 의한 가격 널뛰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특정 운영주체가 없고 거시경제의 영향을 덜 받는 점 덕분에 매력적인 투자 수단으로 떠올랐지만, 강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보호장치가 없어 가격 폭락을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가상화폐 거래로 투자자가 손해를 입어도 관련 법규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구제가 불가능하다.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은 최근에서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비트코인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이고, 금융당국 역시 지켜보고 있는 단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국과 업계 모두 이미 가상화폐의 존재를 인정하고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당국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가상화폐의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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