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그룹에 인수된 동양생명, 알리안츠생명의 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동양생명의 월납초회보험료는 280여억원, 알리안츠생명은 220여억원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500여억원에 이른다. 390억원을 기록한 교보생명보다 110억원가량 많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대주주는 중국 안방보험의 100% 자회사인 안방그룹홀딩스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2015년 9월, 2016년 12월 각각 안방보험에 팔렸다.
동양생명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1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6.4% 증가한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매출액은 2조3274억원, 영업이익은 148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8%, 59.5% 늘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육류담보대출 피해로 약 30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으로 지난 4분기 27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 1분기 호실적을 보여주며 그 동안의 우려를 씻었다.
또 최근에 안방보험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알려지면서, 두 회사의 실탄은 더욱 넉넉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한국 보험시장에 10조원대까지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혀, 사실상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갖는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같은 행보는 국내 보험사들과 정 반대다. 2021년 도입되는 IFRS17을 앞두고 국내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진땀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3조원 가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등 자본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이 시행되면 국내 중소형 보험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되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하지만 중국계 기업들은 대형 자본이 이미 유입되면서 벌써부터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있기 때문에 토종 기업들의 위기가 사실상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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