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싸움' 벌이는 중국 택배왕 vs 전자상거래왕 "데이터 전쟁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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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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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바바 물류회사 차이냐오 "순펑택배가 데이터 제공 제멋대로 중단"

  • 순펑택배 "차이냐오가 무리한 데이터 제공 요구해"

  • 데이터 확보 둘러싼 전쟁…국가우정국에서 중재 나서

[순펑 vs 차이냐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 공룡인 알리바바그룹과 중국 택배 공룡인 순펑택배(SF)간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한때 서로 협력해 왔던 두 기업은 순식간에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적으로 변했다. 시장은 양사가 물류데이터 확보를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작은 알리바바 산하 물류 계열사인 차이냐오(菜鳥)에서 시작했다.

차이냐오는 국내외 물류 창고와 택배업체들을 한데 모은 물류 데이터 플랫폼이다. 소비자가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품을 주문하면 차이냐오와 제휴한 택배업체가 물건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차이냐오는 1일 순펑 측에서 이날 새벽부터 차이냐오 플랫폼으로의 물류 데이터 제공을 갑작스럽게 끊은데 이어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 티몰에도 물류 데이터 제공을 차단해 온라인쇼핑 입점업주와 소비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차이냐오는 그러면서 최근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전체 물류네트워크 데이터에 대한 보안 업그레이드를 실시 중인 가운데 순펑이 데이터 제공을 차단시켰다며 이용자들은 당분간 순펑택배 대신 다른 곳을 이용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차이냐오의 성명에 대해 순펑택배는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순펑은 산하 스마트택배 자회사 펑챠오가 최근 차이냐오와의 재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차이냐오가 알리바바 온라인쇼핑 플랫폼 이외에서 발생하는 물류 데이터까지 모두 제공할 것을 무리하게 요구했다고 비난했다.  순펑은 알리바바가 그동안 순펑의 물류 데이터에 욕심을 내왔고, 순펑이 순순히 데이터를 내놓지 않자 제멋대로 협력을 중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징둥상청과 텐센트 측에서도 알리바바의 물류 데이터 독점행위를 비난하며 순펑을 지지하고 나선 상황이다.

차이냐오와 순펑간 갈등으로 온라인쇼핑몰 입점업체와 소비자들까지 불편을 겪게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중국 국가우정국이 나서서 중재를 촉구했다.

국가우정국은 1일 밤 11시경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 고도로 중시하고 있다”며 “두 기업이 고위 경영진간 소통을 통해 해결을 위한 최대공약수를 마련해 시장 질서를 보호하고 소비자 합법적 권익 보호함으로써 기업간 갈등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라”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차이냐오와 순펑택배간 싸움이 사실상 물류데이터 확보를 둘러싼 전쟁이라고 보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20년후 글로벌 최대 자원은 석유가 아닌 빅데이터"라며 알리바바는 데이터기업이 될 것이라고 줄곧 강조해왔다. 알리바바가 최근 몇년간 온라인쇼핑에서 물류, 인터넷금융, 미디어, 광고 등 다양한 플랫폼 구축에 주력한 것도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알리바바가 차이냐오를 설립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 상에 있다. 현재 중국 전체 택배 업무의 70% 이상은 차이냐오 물류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차이냐오는 바로 지난달 29일 15개 주요 물류택배회사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서 상호 물류데이터를 개방도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 최대 민간 택배업체인 순펑이 반기를 든 것이다.  순펑은 현재 중국 대륙에서 331개 지급시에 진출해 촘촘한 네트워크로 중국 대륙의 97%까지 커버하고 있다. 순펑의 중국 전체 택배시장 점유율은 약 10%다. 

순펑은 최근 알리바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는가 하면 자체적으로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도 해왔다.  올 2월 중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든든한 실탄도 확보한 순펑은 얼마 전에는 미국 물류회사인 UPS와 합자 형식으로 글로벌 택배업체도 홍콩에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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