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치매환자와 가족들을 만나 "치매 관련 본인 건강보험 부담률을 10% 이내로 확 낮추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곡동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치매 환자와 그 가족, 간호 종사자 등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보험급여 대상이 되지 않는 진료도 다 대상이 되도록 전환해서 부담을 낮춰주는 것이 국가책임제가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 가운데 하나가 치매라고 생각한다. 65세 이상 어르신 열 분 중 한 분꼴로 치매를 앓고 있다"며 "이제는 치매환자를 본인과 가족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우리 집안 가운데 심하게 치매를 앓은 어르신이 있어서 잘 알고 있다"며 "복지부에서 6월 말까지 치매국가책임제의 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해서 보고해주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부터 될 것인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들은 공공부분 일자리 부분과 연계되기 때문에 당장 일자리 추경에도 2천억원 정도 반영해서 올해 하반기부터 첫 사업을 시작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본인이 직접 '치매국가책임제'를 주요 공약으로 제안한 만큼 세부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구체적인 치매 지원 대책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의사가 면접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답을 잘하기 때문에 요양등급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치매환자 모두가 요양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등급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증부터 중증까지 각각 맞춤형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세가 심해지면 전문 요양보호사가 댁으로 찾아가서 도와드리는 방문 서비스를 해주고, 그보다 더 심해지면 출퇴근하면서 종일 도와드리는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증이 되면 치매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일차적으로 필요한 것이 치매지원센터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라며 "치매지원센터가 현재 47개밖에 되지 않는데 그것도 40개 정도는 서울에 있다. 이를 250개 정도로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의 처우개선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요양보호사가 제대로 대우받아야 어르신을 모실 수 있다. 현재는 인원도 적고, 처우도 열악하다"며 "처우개선에도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부분을 복지부 장관이 메모했기 때문에 종합해서 6월 말까지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국민께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는 이제 국가와 사회가 함께 책임진다는 것으로, 내가 치매가 걸리더라도 안심할 수 있게 제가 약속드리고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치매환자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원예교실' 수업을 참관하고, 치매 정책의 직접 당사자인 환자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문 대통령은 서울요양원 종사자가 치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치매를 대신할 새 용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치매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회 문제"임을 강조하면서 '치매 국가책임제'를 주요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의 '치매 국가책임제'에는 ▲지역사회 치매지원센터 확대 설치 ▲치매 검진 및 조기 발견 지원 ▲의료·복지·돌봄·요양 서비스 제공 및 연계 ▲치매안심병원 설립 ▲전국적 치매 책임병원 지정 등이 포함됐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 부담 상한제 도입과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건강보험 본인 부담상한제 기준 적용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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