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밴드 FT아일랜드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밴드 음악을 ‘아이돌’과 접목 시킨 ‘아이돌 밴드’의 탄생이었다. 그후 10년, FT아일랜드는 아이돌에서 시작해 뮤지션으로서 거듭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FT아일랜드는 지난 2007년 아이돌 댄스 그룹들 사이에 차별화를 선언 하며 야심차게 데뷔했다. 치열한 아이돌 그룹들 사이에 당시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밴드’ 음악을 앞세운,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보였다.
보컬 이홍기를 주축으로 최종훈, 오원빈, 이재진, 최민환 5인조로 구성된 이들의 데뷔는 많은 이들이 성공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특히 주 타깃층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인 젊은층들인 아이돌 시장에서 살아남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FT아일랜드는 데뷔곡 ‘사랑앓이’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남자 아이돌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팬들은 물론, 장르 특성상 많은 남성 팬들마저도 사로잡았다. 지금 까지도 ‘사랑앓이’는 남성들 사이에서 이미 노래방 18번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물론 순탄치만은 않았다.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록 마니아층 사이에서는 외면받기 일쑤였다. ‘아이돌’이라는 편견이 이들의 음악마저 평가 절하 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음악성이 묻힐 정도의 꽃미남 외모에 선입견은 더욱 심했다.
그러던 중 원년멤버 오원빈이 2009년 팀을 탈퇴한 뒤 새 멤버인 송승현이 합류 했으며, 이후 FT아일랜드 멤버들은 앨범 참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실력파 뮤지션으로 스스로를 성장하며 그 해 발표한 ‘바래’로 자신들의 입지를 굳건히 지켰다.
이들이 꾸준히 자신의 앞길을 가는 동안 여러 댄스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하며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했지만, 좋은 음악은 힘이 있듯이 FT아일랜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아이돌’이라는 편견이 사라지는 건 쉽지 않았다.
FT아일랜드는 자신들의 음악적 성장을 위해 밴드 음악이 대중화가 돼 있는 일본으로 떠나며 평가 무대에 올랐다. 다행히도 FT아일랜드의 음악은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메이저 데뷔 앨범이 현지 최고의 공인 음악 차트인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에도 일본 현지 투어를 꾸준히 이어가며 해외에서도 팬덤의 몸집을 불렸다. 그러는 동안 FT아일랜드는 음악적 성장을 이뤄냈으며 밴드로서의 정체성을 갖추며 연주 실력을 비롯한 음악적인 능력을 키웠다.
‘아이돌 밴드’라는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FT아일랜드 덕분에 후발 주자인 씨엔블루도 안착했으며, 현재는 댄스그룹으로 변신했지만 걸그룹 AOA 역시 걸밴드로 가요계에 데뷔하는 등 후배들을 위한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모두 같은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지만, 이들의 성공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한 가요계에서는 밴드 음악이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FNC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또 다른 대형 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데이식스’라는 밴드를 데뷔 시키며 아이돌 시장에서는 물론 밴드, 공연 시장에서도 서서히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FT아일랜드는 ‘사랑앓이’와 ‘바램’ 이후에도 꾸준히 자신들의 음악을 고집하며 히트 시켰고 2013년 데뷔 6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에서는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우며 음악적인 변화를 맞았다. 이 때부터 FT아일랜드는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내고 온전한 밴드 뮤지션으로 많은 이들에게 인정을 받으며 거듭났다. 이후 201년 3월엔 정규 앨범의 총 11 트랙을 전곡 자작곡으로 채우는 저력을 발휘하며, 이 앨범부터는 대중적인 음악보다는 자신들의 소신이 담긴 음악을 녹여내며 호평 받았다. 특히 ‘PRAY’는 하드록이라는 장르로 음원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FT아일랜드의 색깔을 확고하게 한 2015년 다섯 번째 정규 앨범과 지난해 7월 발매한 여섯 번째 정규 앨범까지 모두들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며 묵묵히 걸어왔다. 그렇게 맞이한 데뷔 10주년에는 자신들을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데뷔곡 ‘사랑앓이’를 최근 선공개하며 발라드로 재편곡해 특별함을 더했다.
오늘(7일) 정오 FT아일랜드는 10주년 기념 앨범 ‘OVER 10 YEARS’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 타이틀곡 ‘WIND’는 떠나간 여인을 그리워하는 한 남자의 애절한 감정을 표현한 곡으로, 더욱 성숙해진 음악을 예고해 기대감을 자극했다. 여기에 모든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앨범을 풍성하게 채울 것으로 전해져 높은 완성도를 기대케 만든다.
FT아일랜드는 음악적인 도전과 성장을 멈추지 않고 10년을 걸어왔다. 국내 가요계의 한 부분에서도 거론 될 만큼의 저력과 영향을 미친 이들의 이번 10주년 기념 앨범에는 또 어떤 이야기와 노력들이 담겨 있을지 팬들은 물론 음악 팬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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