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성지테러에 "피의 보복" 격앙…사우디와의 대립 격화로 역내 긴장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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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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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도파의 입장 약화될 듯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 레자 세이폴라이는 이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범들은 이란 출신으로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시아파 맹주인 이란 수도 한복판에서 처음으로 저지른 사건. 사진은 이날 이란 경찰이 테러 현장인 의회의사당 밖을 경비하는 모습.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이란 의사당과 호메이니의 묘역에서 7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테러가 중동의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13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을 당한 이번 테러는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의 심장부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 혁명수비대 "테러의 배후에는 사우디"…외신 "이란 보복 무자비할 것" 

이번 테러로 중동 지역 내 긴장은 최고조로 높아졌다. 이란 혁명 수비대는 테러 뒤 성명을 내고 사우디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수비대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지 일주일 만에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지적하면서, 사우디는 "지속적으로 “탁피리 (시아파를 이단 취급하는 극단주의적 수니파)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했으며, IS가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한 것은 사우디가 이 야만적 공격의 배후라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그동안 사우디 왕가가 수니파 테러조직 IS와 알카에다의 후원자라고 주장해왔다.

미국 폭스 뉴스는 "과거 이란의 테러 대응을 미뤄볼 때 이번에도 즉각적이고 무자비한 복수가 진행될 수 있다"면서 "보복은 용의자들이 사살한 것을 넘어설 뿐만아니라, 향후 테러를 방지하는 수준에도 머물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역 내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란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누구에게 어떤 형식으로 물을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사우디의 반이란적 정책들과 이란의 테러 피해가 맞물리면서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와 시아파의 대표인 이란이 격렬하게 대립할 지 여부가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이란을 테러리즘 지원국이라고 비난했으며, 친이란적 행보를 보였다는 이유로 카타르와의 단교를 결정하기도 했다.  

◆ 국내 중도파의 입지 약해질 듯

이란은 IS 격퇴를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상대적으로 테러에서 안전한 국가로 여겨졌다. 그동안 IS의 공격은 리비아와 아프가니스탄 지역에 집중됐었다. 그러나 이번 공격으로 이란의 IS 격퇴 지원의 효용성에 대한 논쟁이 불거질 수 있다.

미국 일간지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이란의 상징적인 장소 두 곳에 대한 이번 공격은 이란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으며, 이란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를 토벌 작전의 효용성에 대한 내부적 논쟁을 격화시킬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테러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의 온건파에 대한 비판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테헤란 대학교의 하산 아마디안 교수는 “이번 사태는 이란 정부의 대테러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란의 인권단체들은 강경파들이 이미 국내 온건파와 중도파들에게 테러 사건의 책임을 묻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향후 이란의 언로를 막는 핑계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란 인권 센터의 대표인 하디 그해미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다시 뽑은 시민들은 시민권과 정치권의 신장을 요구했으며, 테러로 인해 이같은 요구가 묵살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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