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세빛섬은 감사보고서로 확인할 수 있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자본짐식에서 단 한 차례도 못 벗어났다.
결손금은 같은 기간 37억원에서 859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자본금을 모두 까먹은 세빛섬은 부채총계만 1285억원에 이른다. 재무상으로는 빚더미뿐이라는 얘기다.
효성은 세빛섬을 대상으로 2009년 5월, 2011년 5·6월 세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자본금은 유상증자로 165억원에서 429억원으로 늘었다.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5년 229억원에서 2016년 11억원으로 줄었다.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2016년 순손실 32억원이 발생했다"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크고 총부채가 총자산을 넘어서 존속능력을 의심할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효성이 도와주지 않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한다. 세빛섬은 2016년 매출 가운데 약 90%에 해당하는 94억원을 모회사인 효성 한 곳에 의존했다. 1년 전에는 매출 의존도가 99%를 넘어섰다.
세빛섬 1대주주인 효성이 보유한 지분은 약 58%다. 서울시 SH공사와 대우건설은 각각 2·3대주주로 약 30%와 5%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세빛섬 전신인 세빛둥둥섬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08년 서울 한강 잠수교 남단에 인공섬을 조성·운영하기 위해 설립됐다.
효성 관계자는 "문화사업이라 철저하게 수익 위주로 운영할 수 없어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며 "그렇다고 본사가 직접 지원하면 일감 몰아주기나 부당지원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