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기술주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나스닥 지수가 1.8% 고꾸라졌다. 이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증시는 영국의 총선 결과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3.84포인트(1.8%) 미끄러진 6,207.92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2.02포인트(0.08%) 내린 2,431.77에 거래를 닫았다. 반면 다우지수는 89.44포인트(0.42%) 상승한 21,271.97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미국 랠리를 주도해 온 기술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나스닥 지수를 끌어내렸다. 애플은 차기 아이폰에 경쟁사 대비 다운로드 속도가 느린 모뎀 칩을 사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4%나 곤두박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각각 2.3%와 3.4% 미끄러졌다. 페이스북도 3.3% 내렸다. 전문가들은 기술 투자자들이 최근 랠리 후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도 주목했다. 하루 전 영국 총선과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의 의회 증언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어당긴 커다란 정치적 이벤트였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코미 국장은 하루 전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면 부인하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코미 국장의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까지 내몰 가능성은 낮으며 친성장 정책에도 큰 여파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영국 조기 총선에서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318석을 얻어 과반의석을 상실했다. 10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협상도 험로가 예상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압박을 일축하면서 소수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지지를 얻어 보수당 소수정부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 영국 파운드 가치는 달러 대비 1.6%나 떨어졌다.
그러나 영국증시는 파운드 약세가 다국적 기업의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9일 상승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1.04% 오른 7.527.33으로 마감했다.
이외 독일의 DAX 30지수도 전일 종가보다 0.80% 오른 12,815.72에, 프랑스의 CAC 40지수 역시 전날 종가 대비 0.67% 상승한 5,299.71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유럽 600지수는 0.27% 상승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9.6%로 반영하며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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