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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올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작년보다 소폭 늘어난 가운데, 하반기에 전면적 개선세를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해외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국내 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158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실적인 145억달러에 비교하면 8.97%가량 증가한 수치로, 연초 대형 건설사들이 터키, 이란, 카타르 등지에서 양질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정부도 해외건설 수주를 위해 핵심 프로젝트 선정, 사업 패키지 지원 등 팔을 걷어 올린 점도 한 몫 했다.
다만 작년 한 해 동안 실적은 282억달러로 최근 10년래 최저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전면적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고 평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한편 올해 수주 건수는 30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81건) 대비 7.83% 상승했고, 시공 건수는 1800건으로 지난해 동기간(1614건)보다 11.52% 늘었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상반기 같은 흐름이 이어져 작년보다 높은 총 300억달러 이상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아직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국내 업체들의 중동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반기 수주 실적을 대륙별로 살펴보면 89억달러를 기록한 중동이 전체 56.6%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 62억달러(39.09%) △유럽 2억8000만달러(1.76%) △중남미 1억9000만달러(1.23%) △아프리카 1억3000만달러(0.85%) 등 아시아권과 그 외 지역의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중동 및 북아프리카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점도 변수다. 카타르가 중동 지역에서 상당한 물량을 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타르에서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17개사가 110억달러 규모의 건설공사를 수행 중에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카타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공사를 중단하게 돼 손실이 불가피하며 이는 곧 발주 물량 축소로 이어진다.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단교 사태가 외교적 갈등으로 불거진 만큼 주변국에서 계속 중재 중인 것으로 안다. 조만간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적 측면의 실적 개선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최근 2~3년간 중동 프로젝트로 말미암아 '어닝쇼크'를 경험한 대형 건설사들은 공격적 해외수주 움직임을 감행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자세를 견지하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저유가 문제 장기화로 국내 업체들의 전반적인 해외 수주 움직임 자체가 위축되다보니 수주 규모가 과거처럼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더욱이 저유가 문제는 단기간 개선되기 어려운 문제다. 실적 개선 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 상반기에 그랬던 것처럼 국내 업체들이 향후 잠재력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양질 프로젝트 확보에 노력하고, 단순 도급보다는 투자 개발형 사업을 도모하는 등 수주 방식에 큰 변화를 준다면, 하반기에도 지속 가능한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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