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동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 방송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카타르와 아랍국가들 간의 단교 이유 중 하나로 알자지라를 꼽으면서, 일부 국가들은 알자지라의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부 장관인 12일 알자지라 방송은 내부적인 문제일 뿐이며, 방송의 존폐 문제를 단교한 국가들과 논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선두로 아랍권 국가들이 잇따라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일부 국가가 요구하는 알자지라의 폐쇄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프랑스를 방문한 알타니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왜 사우디를 비롯한 이웃 국가들의 단교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하겠다"면서 "카타르는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카타르가 외국의 요구를 무작정 받아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타니 장관은 "카타르는 알자지라와 존폐는 내정 문제이기 때문에 논의하지 않을 것이며, 내정 관여는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알자지라를 옹호하는 이들은 이 채널이 중동에서 새롭고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알자지라를 비판하는 방송이 카타르의 선전용 도구로 전락했다고 보고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극단주의적 이슬람주의자들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카이로에 위치한 아메리칸 대학의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라샤 압둘라는 "카타르가 정보부(ministry of information)를 폐지할 당시 우리는 이것이 긍정적인 조치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알자지라는 카타르의 정보부 역할뿐만 아니라 외교부의 역할까지 했다"라고 FT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둔 위성방송업체인 알자지라는 원래 아랍어로 뉴스를 제공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인터넷 기반으로 다국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자지라의 직원들 일부는 이집트에 억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리야드에 있는 알자지라 지부를 폐쇄했으며, 인가를 취소하면서, 알자지라가 테러 그룹을 지원했다고 비난했다. 요르단 역시 알자지라 지국을 폐쇄했다. 국제적인 언론 인권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는 알자지라에 대한 탄압에 대해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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