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승승장구하던 미국 기술기업(IT)들의 주식이 흔들리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IT 기업들의 '동화'가 안좋은 결말을 향해가고 있다"면서 최근의 하락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술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스닥 100 지수는 지난 9일이래로 3%이상 하락했다. 이로써 시장에서 증발한 금액은 2억달러이상에 달한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올해 들어 기술주들은 꾸준한 상승세를 탔다. 뉴욕증시에서 트럼프 랠리에 대한 기대가 사그러들고 있는 와중에도 실적 호조에 힘입은 기술들의 상승은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 주식시장에서 기술주들은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데 이어 12일에도 애플을 비롯해 주요 IT 기업들의 하락은 이어졌다.
난공불락의 주식으로 보였던 여겨졌던 애플의 주식은 주말에 이어 11일까지 6.2% 하락했다. 새로 출시될 아이폰 8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즈호의 애널리스트인 압헤이 람바는 지난 11일 상승폭이 제한 될 것이라면서 보유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
UBS 증권의 쥴리안 에마뉴엘 시장분석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하락에) 특정한 촉매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심리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이들 기업의 실적 전망은 좋은 편이지만, 이들 기업들의 최근 시적에 대한 실망감이 다소 퍼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의 하락은 기술주 관련 주식시장이 몇몇 거대 주식들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더욱 잘 드러내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적했다. 이는 이른바 FANG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구글 (Facebook, Apple, Netflix, and Google) 등은 물론 엔비디아와 같은 주식들의 가격의 변동에 따라 시장 전체가 크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헤지펀드들이며, 821개의 헤지펀드들은 1조 9000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들이 한꺼번에 거래에 뛰어들 경우 시장의 변동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기술 주식들이 고전의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높아진 가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올해 들어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27% 이상 올랐으며, 알파벳은 20%, 마이크로소프트는 11% 이상 올랐다. 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7%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향후 IT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좋은 만큼 장기적으로 급락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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