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이주열 회동…묘한 관계속 ‘정책·금융 공조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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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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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현상철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취임식도 하기 전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만났다.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예고한 상황에서 한은이 통화긴축을 시사, 경기회복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절박함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재정당국 수장이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식사를 한 것은 4년 만이다. 김 부총리는 13일 한은 본관을 찾아 이 총재와 회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지 나흘 만이자 취임식 이틀 전에 첫 만남을 가졌다.

김 부총리는 “어제(12일) 대면할 수 있으면 인사하려 했는데, 한은 창립 67주년 행사가 내부행사로 진행돼 오늘 취임인사 겸 창립 67주년을 축하해주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은 우리 경제를 운용하고 앞으로 끌고 가는 데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며 “저와 기재부는 한은과 소통하며 한국경제를 잘 이끌겠다는 겸허한 자세로 좋은 말씀 많이 들으려 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 총재는 “한은도 통화정책 과정에서 경제 흐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적절한 대안 제시 등을 통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화답했다.

통상 경제부총리나 한은 총재가 바뀌면 양대 경제수장은 회동해 향후 통화‧재정정책에 대해 논의한다.

이른바 폴리시믹스(정책조합)에 대한 윤곽도 안팎에서 이들의 발언과 회동 등을 통해 구축된다. 지난 정부에서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 통화‧재정당국의 입장이 묘해졌다. 최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완화적인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경기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12일 한은 창립 기념행사에서 이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이 총재가 취임하고 금리인상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총리와의 회동이 있기 불과 하루 전이다.

정부는 돈을 쓰는데, 한은이 돈을 빨아들이겠다는 의미다. 통화‧재정정책 간 정책조합이 어긋나면서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조급해진 것은 정부다. 일자리 추경은 물론 이달 말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 상승세를 탄 한국경제를 본격적인 경기회복 궤도에 안착하겠다는 의도다. 통화당국의 협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김 부총리는 현안인 추경안의 국회통과를 위해 전날 국회를 방문했고, 이튿날 바로 한은을 찾은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배석자 없이 단독 오찬을 가졌다. 2013년 6월 4일 현오석 전 부총리와 김중수 전 총재가 단독 오찬을 가진 지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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