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대만, 파나마도 대만 손 놓고 중국과 수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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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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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이 중국 외교부장, 파나마 부통령 13일 베이징서 수교

  • 대만 수교국 20개국으로...'하나의 중국' 수용하라는 정치적 압박

  • 중국 관영언론 "중국-파나마에 이로운 결정, 대만 독립 추구 탓"

1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사벨 세이트 말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이 13일 베이징에서 중국-파나마 수교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남아메리카의 오랜 수교국인 파나마가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선택했다. 파나마가 중국과의 수교를 위해 대만과의 단교를 결정하면서 대만의 수교국은 20개국으로 줄게 됐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장관 격)과 이사벨 세인트 말로 파나마 부통령 겸 외교장관이 13일 베이징에서 만나 '중화인민공화국과 파나마공화국의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수교를 맺었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가 이날 보도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은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과 파나마 정부가 내린 중대한 정치적 결단은 파나마공화국은 물론 민족의 근본적인 이익과 시대적 흐름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형성된 '하나의 중국' 원칙에도 들어맞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공동발전과 번영을 목표로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 상호보완하고 무역, 투자, 문화교육, 해사(海事),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한 협력을 펼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파나마가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조성에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바렐라 파나마 대통령도 현지시간으로 12일 저녁 TV연설을 통해 "중국은 파나마 운하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자주 이용하는 국가이자 금융, 전자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실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수교는 파나마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격)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파나마의 무역액은 65억 달러로 파나마는 중국의 라틴아메리카 지역 8대 무역파트너이자 5대 수출대상국이다. 수교는 이제 맺었지만 지난 1996년에 양국에 각각의 상무대표처를 설립했다.

중국이 파나마 정부와 수교를 맺은 것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집권당이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데 따른 정치적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 파나마는 1912년 이후 대만과 107년간 외교관계를 이어온 국가로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아프리카의 섬나라 상투메프린시페가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의 손을 잡았다. 중국은 바티칸과의 수교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은 격하게 반응했다. 리다웨이(李大維) 대만 외교부장은 “파나마가 결국 대만을 기만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과 파나마의 수교의 의미를 높게 평가하고 지지하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냈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파나마의 수교 소식과 함께 오랜 교류의 역사, 경제적 상호보완성 등을 강조하고 두 나라가 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인프라, 금융, 산업생산 등 다방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더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러한 상황이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파나마, 대만과 단교, 차이잉원 정부에 큰 타격'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차이잉원 총통 집권이후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해석하기로 한 합의)' 수용을 거부하고 양안의 정치적 균형이 무너지면서 중국이 새로운 국가와의 외교관계 수립에 다시 나섰다"며 "대만과의 '단교 행렬'은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만이 섬이지만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독립된 적은 없었다"며 '통일 중국'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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