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은행에 따라 1~2등급인 사람보다 오히려 5~6등급인 사람이 낮은 금리를 이용하거나 1~2등급과 9~10등급의 금리가 같은걸로 나타났다. 사실상 금리가 신용등급보다 담보물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신용등급별로 주담대 금리를 표시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14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신용등급별 금리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우리은행 1~2등급의 주담대 금리는 3.28%, 3~4등급과 5~6등급은 3.29%, 7~8등급은 3.31%인 반면 9~10등급은 3.28%였다. 통상 등급이 낮을수록 금리가 낮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은행의 경우 1~2등급과 9~10등급의 금리가 같았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에는 금리 변동이 더욱 컸다. 1~2등급이 3.21%, 3~4등급이 3.23%였지만 5~6등급은 3.11%로 오히려 0.1~0.12%포인트 낮았다. 7~8등급(3.29%)은 오히려 9~10등급(3.25%)보다 높았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은 신용등급보다 대출금액의 규모와 상환방법, 기간, 개인의 자금 흐름, 담보물의 성격 등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담대는 담보물에 따라 차이가 크다. 자동차, 아파트, 토지, 다세대·연립주택 등 어떤 물건을 담보물로 대출받느냐에 따라 금리 변동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 시 차입자의 신용등급은 거의 반영되지 않거나 아예 보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오히려 급여이체 혹은 신용카드 사용액 등과 같은 거래실적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은행연합회가 은행별 가계대출금리 현황을 개략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정보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신용등급별로 금리를 나누는 것 자체에 의미가 없다.
여기에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하는 금리는 직전달의 금리를 다음달에 공시하는 방식이어서 후생적 결함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과 국내 기준금리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장 다음날부터 시장금리가 변동될 수 있어 발표 주기가 긴 방식이 옳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개인의 신용도와 거래은행의 거래실적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는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담보물의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며 "금리비교 사이트를 활용하거나 은행에 직접 물어보는 게 최근의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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