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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U★종합] "가는 곳마다 논란" 봉준호 감독, '옥자' 논란에 대한 솔직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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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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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잡은 봉준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 봉준호 감독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2017.6.14 mjkang@yna.co.kr/2017-06-14 11:42:49/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가는 곳마다 논란을 몰고 다니게 됐네요.”

영화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국내 첫 공개 됐다. 그리고 이어진 기자간담회 역시 뜨거웠다.

6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영화 ‘옥자’(감독 봉준호·제작 넷플릭스·한국 배급 NEW)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최우식,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이 참석했다.

영화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 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가는 곳마다 논란을 몰고 다니게 됐다”며 “의도한 건 아니다. 논란을 야기하며 새롭게 규칙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칸에서는 넷플릭스 영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이야기하고 있고, 국내에도 극장 배급에 관해 규정이 다듬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먼저 칸 국제영화제 논란과 관련 “초청 전에 법적 정리가 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초청해놓고 논란을 만드니 (초청 받은 처지에서) 민망하더라. 저나 노아 바움백 감독은 영화 만드는 것도 정신없는데 프랑스 법까지 공부해야 할 필요 있나 싶다. 거기다 국제영화제에서 프랑스 법을 적용한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영화제에는 이슈와 논란이 필요하지 않나. 우리가 초반 분위기를 달구는 것에 공헌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눙쳤다.

또한, 국내 보이콧 논란에 관해서는 “한국은 양상이 다르다”며, “멀티플렉스의 입장과 넷플릭스 쪽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극장에서는 3주 홀드백을 원한다. 그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가입자의 회비로 영화를 만드는데 관객들이 극장에서 보는 동안 기다리라고 우선권을 빼앗을 순 없지 않나. 두 입장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특히 국내 논란에 관해 “원인은 나 때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를 큰 화면으로 보면 좋을 것으로 생각했고 욕심을 내다보니 갈등이 생긴 것 같다. 이후 업계에도 규칙이 다듬어질 것이라고 본다. 규칙과 규칙이 오기 전에 영화가 먼저 온 것 같다. 시차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규정을 정하는데 신호탄이 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영화 '옥자' 주역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옥자' 기자간담회에 배우 변희봉(왼쪽부터), 틸다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헨셜, 봉준호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6.14 mjkang@yna.co.kr/2017-06-14 12:41:20/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번 작품을 찍으며 봉준호 감독은 비건(Vegan, 엄격한 채식주의) 생활을 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남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닭고기, 소고기를 먹는다. 취재차 콜로라도에 위치한 도살장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보았고 자연스럽게 고기를 멀리하게 됐다. 철학적 결단 때문은 아니었다. 게다가 한국에 돌아오고 난 뒤 잦은 회식과 식습관으로 채식만 하는 것은 어려워졌다”고 위트 있는 답변을 남겼다.

봉 감독은 “이 영화가 비건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영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저도 육식을 반대하지 않는다. 동물도 동물을 먹고 자연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공장에서 생산하듯 축산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가혹하고 잔인한 환경에서 만드는 것과 공장식 축산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 역시 작품이 가진 의미·메시지에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먼저 틸다 스윈튼은 “우리 영화는 하나의 암시, 태도를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옥자와 미자의 성장영화이며 이들이 자라날 때는 아무것도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고, 다니엘은 “희망에 대한 이야기다. 인류에 대한 희망이며 투쟁할 가치”라고 설명했다.

안서현은 “편집 과정에서 감독님의 함축적 의미를 깨닫게 됐다. 식량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것을 우리 힘으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옥자’는 자연과 우리의 관계다. 기업, 식량 문제, 다른 생명체와의 관계 등이 인상 깊다. 또 여성이 힘을 가지고 고난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문제작 ‘옥자’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 봉준호 감독은 이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그는 “우리는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거기서 오는 피로가 있지만 파괴되지 않는다. 파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미자와 옥자가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논란을 끝내고 영화를 즐겨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옥자’는 이달 29일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 공개되며 서울극장, 대한극장, 씨네큐브 등 전국 100여 개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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