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스트 런던 27층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30명 병원으로 이송

불기둥으로 변한 英 런던 고층 아파트 (런던 AP=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있는 27층짜리 아파트 건물 '그렌펠 타워'에서 14일(현지시간) 새벽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화재가 발생,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다.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4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웨스트 런던 소재 27층짜리 고층 주거용 빌딩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나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화염이 건물 전체를 덮어 붕괴 위험마저 제기된 가운데 대피하지 못한 일부 주민들이 갇혀 있는 것으로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그렌펠 타워 인근 지역은 무슬림 집단 거주지로 라마단 기간이라 상당수 사람들이 화재 발생 당시 식사를 하기 위해 깨어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CNN은 전했다. AP 통신은 30명이 구급차로 5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보도했다. 화재가 난 건물에는 120가구가 입주해 있다.

현지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경 노팅힐 근처 웨스트 런던의 '그렌펠 타워' 2층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까지 번진 뒤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현장에 있는 가디언지 기자는 창가에서 담요를 흔들며 구조를 요청하는 한 남자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화재 목격자인 조지 클라크는 BBC방송 라디오5 인터뷰에서 "건물 꼭대기에서 (살려달라고) 불빛을 흔드는 사람을 봤는데 탈출하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화재 발생 당시 건물에 있던 한 입주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불이 점점 커진다"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서야 딸을 데리고 계단으로 빠져 나왔다면서 화재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직 소방관은 CNN에 "불이 빠르게 번진 것을 볼 때 스프링쿨러도 작동하지 않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작년 이 건물은 대대적으로 시설 재단장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소방당국은 소방차 40대와 소방관 200명을 출동시켜 화재 진압과 구조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지 시간 새벽 6시30분 현재 큰 불길은 많이 잡힌 상황이지만 여전히 검은 연기가 멀리서도 목격된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