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터넷 세대, 푸틴 시대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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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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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도심에서 젊은 시위대들이 경찰에 가로막혀 있는 모습. 이들은 "드미트리 사퇴하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반부패·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이날 러시아 정부는 대대적인 시위 진압에 나서 1400여명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러시아의 인터넷 세대가 블라디미르 푸틴 시대를 위협하고 있다. 10~20대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외부의 시각을 접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관영매체를 통해 한 가지 시각을 주입하는 푸틴 정부에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BBC,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12일 ‘러시아의 날’을 맞아 러시아 전역에서는 반부패·반정부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3월 시위에 비해서는 규모가 줄었지만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의 수는 더 많았다. 외신들은 이날 시위에서 약 1400여 명이 불법 시위 혐의로 연행됐다고 전했다. 시위대 중 70% 이상은 20대였다고 미국 CNN은 전했다. 10대의 수도 상당해 체포된 이들 중 10대 비중이 10%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것은 내년 3월 예정된 대선에서 유일하게 푸틴의 대항마로 언급되는 알렉세이 나발니다. 그는 3월에도 러시아 전역에서 수만 명이 모인 반부패 시위를 이끌었고 이번에도 “우리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싶다”면서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이날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집에서 나오다가 경찰에 체포되어 30일 구류 처분을 받았다. BBC등에 따르면 나발니 대변인은 모스크바 법원이 집회·시위법을 위반한 혐의로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의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되는 야권 지도자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관영 매체를 통해 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그의 영향력을 제한하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에서 나발니에 대한 지지율은 1%에 그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공식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나발니의 무기는 유튜브와 같은 인터넷이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젊은층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그는 주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영상을 주기적으로 만들어 게시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그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 축재와 호화 생활을 고발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 영상은 이미 2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영상의 파장이 커지면서 3월 대규모 반부패 반정부 시위도 촉발된 것이다. 

나발니는 3월에 이어 이날에도 대규모 시위를 조직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영향력을 증명했다. 관영 TV나 신문의 영향보다는 상대적으로 통제가 약한 인터넷이나 SNS를 자주 접하고 외부 정보를 얻으며 자유로운 정치관을 키워온 10~20대가 나발니의 주된 지지층이다. 앞으로 이들이 진지한 정치적 움직임을 촉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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