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 인수전'. 한미일연합 VS 브로드컴 2파전 압축... 차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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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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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채명석·유진희 기자 = ‘도시바메모리 인수전’ 도전자들의 윤곽이 더욱 구체화되면서 최후 승자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시바는 올해 초부터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을 준비해왔으며, 15일 우선협상자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일연합’ 등을 중심으로 하는 3파전 양상에서 지난 14일 2파전으로 좁혀지며, 혼전을 보이면서 우선협상자 선정이 다음주로 연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도시바메모리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도시바가 1주일 연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일본개발은행과 미국 KKR & Co. L.P.(KKR) 등을 중심으로 하는 미일연합이 최근 SK하이닉스와 제휴한 베인캐피털 컨소시엄(베인연합)과 손을 잡으면서 판세가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은 미일연합과 베인연합, 미국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의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만을 앞두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중 가장 강력한 인수업체로 브로드컴을 꼽아왔다. 이들은 지난달 19일 마감한 2차 입찰에서 주요 후보 3곳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인 2조2000억엔(약 22조5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미일연합에 베인연합이 합류로 ‘한미일연합’이 구축되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관할하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미일연합의 틀을 대폭 바꿔 한미일 3국 연합으로 한 뒤 출자액 규모를 2조엔(약 20조5000억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이를 통해 한미일연합은 브로드컴에 대항한다는 구상이다. 이들은 우선 도시바메모리의 인수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SPC에는 SK하이닉스, 베인캐피탈, 일본의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이 각각 3000억엔을 출자한다. 여기에 도시바가 최대 1000억엔, 복수의 일본 기업이 모두 1400억엔을 낸다. KKR도 2000억엔 출자를 검토 중이며 아울러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4000억엔을 융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존 3파전에서 2파전으로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이 급변하면서 도시바는 15일로 예정했던 우선협상대상자 결정 계획을 1주일 정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도시바의 협력업체인 미국 반도체 회사인 웨스턴디지털(WD)의 반대도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미 법원에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에 대한 중단 명령을 요청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웨스턴디지털은 양사의 합작벤처를 도시바가 매각 절차로 전환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명령을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냈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의 판세가 하루아침에 뒤바뀌면서 도시바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1주일가량 미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며 “SK하이닉스로서는 인수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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