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 상단이 같아졌고, 하반기에는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도 예고하고 있어 양국의 기준금리 역전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1999년 6월부터 2000년 2월까지,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두 차례 역전된 바 있다.
당시 한국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단기적인 충격이 발생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면 자금 유출 압력이 높아진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경우 신흥국에서의 자금유출이 가속화할 수 있고, 한국도 그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흥국의 금융 및 경제불안이 심화되고, 이는 한국의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은 몇 달 전부터 예상됐던 사안이라 환율이나 한국 시장금리 등 시장에 이미 반영된 상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신흥 시장 자금 유출 등의 위기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사례에서도 금리 역전현상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은 단기적으로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국내 경제 기초 여건과 국내 이벤트에 따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
오히려 금리 인상은 미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의 수출경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실질금리가 오르면서 가계 및 기업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고 한계가구와 한계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어 금융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높아지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향후 통화완화 정책의 방향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12일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더 뚜렷하게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곧바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연준이 단계적인 인상을 예고한 만큼 장기적으로 긴축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같아지면서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고 있는 만큼 경제 관련 부처들 간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고 경기 대책과 중장기 성장 정책 추진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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