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사드는 한중관계의 핵심 화두이고, 이에 대한 해법찾기는 북핵문제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과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배치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어떤 의미가 포함된 것일까?
필자는 이 ‘절차적 정당성’의 구체적인 의미를 ‘법률’과 ‘소통’에 대한 정당성 요구로 이해한다. 우선, ‘법률적 정당성’은 두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첫째, 사드 배치의 결정과 환경평가를 포함하는 모든 배치 과정의 합법적인 절차 이행이다. 둘째, 국익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는 국회의 논의와 필요시 표결을 거쳐야 한다. ‘소통의 정당성’도 필요하다. 첫째, 국내소통으로, 국민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국외소통으로, 한미간 합의는 물론, 한중 및 한미중 소통도 필요하다.
지난 5월말,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절차적 정당성’을 근거로 사드배치에 대한 조사와 특히 환경평가를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사드배치는 중국이 주장했던 ‘동결’의 의미와 유사한 상황이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중국의 일부 전문가와 관변언론은 “한국을 더욱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가 베이징에서 소통하는 주류 학자들의 의견과 그들 내부의 토론 내용을 참고할 때, 이는 여론 선동으로 사적인 목적을 추구하려는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 우리의 감정을 조급하게 드러낼 필요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변국에게 세 가지의 분명한 의사를 표현했다는 생각이다. 첫째,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보호 우선의 의지 표현이다. 이를 위해 국민적 합의를 포함하는 국내의 소통과 절차적 투명성을 거치겠다는 것이다. 둘째, 대한민국의 국격(國格)과 자주성 확보에 대한 의지 표현이다. 이번 조치는 어느 일방의 일방적인 압력을 분명하게 거부한다는 의미이다. 셋째, 각국의 국익 존중을 위한 소통의 필요성을 표현한 것이다. 사드딜레마는 결국 한미중 ‘3자회담’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주변국은 이 세가지 의미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
저자 :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차하얼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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