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점포가 줄면 고객들이 불편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현재 은행 이용 고객들에게 가장 불편한 일은 무슨 업무를 처리하든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제 고객은 지점으로 오지 않고도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한국씨티은행 박진회 행장은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씨티 뉴(NEW)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씨티은행 점포의 80%를 축소하고, 디지털뱅킹을 강조하는 것은 현재의 금융 트렌드로 봤을 때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서비스"라고 이같이 말했다.
박 행장은 "디지털뱅킹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라며 "씨티은행의 새로운 전략은 이미 일어난 현상에 대해 수용하고 남들보다 빠르게 가보기 위한 선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씨티은행은 지난 3월 영업점의 80%를 줄이고 비대면금융을 강화하겠다는 이같은 내용의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을 발표한 이후 노동조합과의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전국 133개 점포 중 101개 지점을 통폐합하고, 기존 영업지점에 있던 은행원들을 전화로 영업하는 고객집중센터 등에 배치할 계획이다. 단순 콜센터의 기능이 아닌 영업점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은행원들을 전면 배치해 비대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조는 신설되는 센터는 '사실상의 콜센터'에 불과해 직무의 영속성도 없을 뿐 아니라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행장은 "고객들이 현재 씨티은행이 운영 중인 133개 점포를 찾는 것은 지점이 많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금리 경쟁력 등 기존 시중은행과 다른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기 때문"이라며 "디지털 기반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경험과 교육, 훈련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가진 양질의 금융전문인으로 키우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렌단 카니 소비자금융그룹장 역시 "갑작스러운 변화라고 느낄 수 있지만 기술 발전과 스마트폰 점유율 등을 보면 굳이 지점 영업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은 은행을 찾아가서 직접 업무를 보는 것보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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