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북한과 미국이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석방과 양국간 외교채널 구축을 위해 1년 이상 평양과 유럽 도시 등에서 비밀 접촉을 해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양국간 비밀 접촉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이 북측을 대표했으며 그녀는 영어에 능통하고 김정은 노동장 위원장에 직접 접근이 가능한 인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 국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북미간 핵.미사일 협상에서 주요 역활을 했던 인물이다.
지난 주 미국으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의 석방 문제도 이러한 북미간 비밀라인을 통해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 측은 지난해 초 부터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뉴 아메리카 재단'의 수잔 디마지오 국장을 통해 비공식 민간채널인 '트랙2' 대화를 가동해 북한내 구금된 미국인 석방과 외교채널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북한 당국은 지난 13일 17개월째 억류됐던 웜비어를 석방했으나 그가 1년 넘게 '코마' 상태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미국내 여론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디마지오 국장은 웜비어의 현 상태로 볼때 북미간 외교적 진전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게 되었지만 북측이 웜비어 이외에 억류된 3명의 미국인을 즉각 석방한다면 북미간 진지한 대화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디마지오 국장은 2012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테헤란에서 이란과 공식적인 핵협상를 개시 하기전 이란과 수차레 '트랙2' 협상을 담당하는 등 장기간 미국의 적대국가들과 외교채널을 구축하는 역활을 해왔다.
북측과 접촉을 위해 '트랙2' 협상과 별도의 채널도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미국 에너지 장관이 각각 뉴욕 유엔본부 근처에서 20여 차례 이상 북한 외교관들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슨은 웜비어의 석방을 위해 지난해 9월 자신의 대리인을 평양에 보내기도 했다.
웜비어씨 석방과 관련해 지난달 초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트랙2' 행사가 열린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한 관리들과 회동했다. 당시 트랙2 행사에 참석했던 북측의 최선희 국장은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해서 주목을 받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