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8일(현지시간) 시리아에서 미군이 시리아 정부군의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같은 날 이란은 시리아 내 IS 근거지로 수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카타르 단교 사태 이후 중동 내 갈등이 한층 고조된 가운데 시리아 내전이 무력시위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18일 미군이 시리아 정부군의 전투기 SU-22를 격추시켰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전투기가 IS 격퇴전을 치르는 시리아민주군(SDF)을 두 차례 공습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관영 언론은 미국의 이번 공격을 “명백한 침략”으로 규정하면서 격투된 전투기가 IS 격퇴전을 수행하는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측은 “이번 공격으로 미국과 IS가 한 패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시리아 군용기 격추 후 락까 지방의 라사파 마을 주변에서는 시리아 친정부군과 시리아민주군이 무력 충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리아인권관측소를 인용하여 보도했다.
미국의 이번 공격은 트럼프 행정부가 IS에 대한 공세를 한층 높이는 가운데 IS 격퇴전에 장애가 될 경우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직접 공격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WSJ는 풀이했다. 다만 러시아와 이란이 아사드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군의 개입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충돌이 빚어질 수도 있다.
다만 미군 측은 이번 공격이 IS 격퇴를 위한 명분임을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연합군의 임무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하는 것”이라면서 “연합군은 시리아 정부군이나 러시아, 시리아 친정부군과 맞서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떤 위협으로부터라도 연합군과 동맹을 지키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중동의 시아파 맹주 이란은 시리아 내 IS 근거지로 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고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란이 국외로 미사일을 실전에서 발사한 것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는 18일 이란 관영매체 세파뉴스를 통해 “케르만샤 기지에서 시리아 동부 데이르 에조르의 IS를 겨냥해 중거리 지대지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7일 이란의 테헤란 의회와 성지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알려졌다. IS가 배후를 자처한 당시 공격으로 17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란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중동 내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강화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 카타르 단교 사태로 인해 중동에서 수니파 맹주 사우디와 이란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사우디와의 갈등은 한층 더 고조될 전망이다. 반이란-친사우디 행보를 보여온 트럼프 행정부 역시 이란의 추가적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리아 내전에 얽힌 외교 관계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지만 미국, 터키, 걸프 지역 아랍국들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터키는 IS 격퇴전에 참여하는 쿠르드계 전투원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최근 사우디는 테러 지원을 이유로 걸프 지역 이웃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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