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흑백영화를 보듯 잔잔한 선율과 함께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멜로디가 스며든다.
감성 스토리텔러 헤르쯔 아날로그(Herz Analog)가 싱글 '갈라파고스'를 발표했다.
‘갈라파고스'는 남아메리카 동태평양에 외딴 섬들이 모인 제도다. 남녀 간의 이별을 통한 공허함을 고립된 섬에 비유하며 파도처럼 떠나버린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상대에 대한 그리움을 시와 같이 표현했다. 바다에 외로이 떠있는 섬을 생각하며 듣노라면, 헤르쯔 아날로그가 표현하는 '따뜻한 외로움'이 채도 높지 않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밀려온다.
"긴 하루 끝에 네가 있어 그 기쁨 하나로 하루를 살아가던/ 이런 나를 짐작이나 할까 이런 나를 짐작이나 할까
헤르쯔 아날로그의 음악은 소박하면서도 밀도 높은 서정성을 바탕으로 일상의 간극을 표현한다. 지난 싱글 '타인의 계절'부터 헤르쯔 아날로그는 본연의 스타일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변화하고 있다. 최소한의 구성으로 최대한의 감동을 위해 미니멀리즘(minimalism) 작법을, 뚜렷한 감정을 위해서는 흑백영화 같은 톤의 로우 파이(low-fi) 음색을 차용했다. 그가 선택한 두 개의 방식은 헤르쯔 아날로그 고유의 정서와 어울리며 그 자체로서 노래의 서사를 완성한다. 그의 음악적 변화와 내연의 확장은 신곡 ‘갈라파고스’에서도 이어진다.
아직 그의 음악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의 노래의 음표 사이에 자리한 시간들의 더께를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줄 감상평 △
아날로그 감성의 빛바랜 추억같은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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