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대화-제재 총동원 北 협상테이블로 견인…북핵로드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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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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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S방송ㆍ워싱턴포스트 미 유력 언론들과 릴레이 인터뷰 "전략적 인내 실패" 천명

  •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핵 완전폐기 달성" '2단계' 해법 공감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미국 CBS 디스 모닝(This Morning)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9∼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해결 로드맵'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CBS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유력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현행 핵·미사일 활동을 동결하고, 북한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달성하는 2단계 접근법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것이 시급하고, 그래야 북한이 추가 도발과 (핵과 미사일 개발) 기술의 진전을 멈출 것"이라면서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2단계 해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동결이고, 둘째는 완전한 폐기"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정책에 대해 "내가 말하는 '관여'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관여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놓았고, 조건이 맞는다면 관여한다는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전술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조건들이 맞는다면 나는 여전히 좋은 생각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핵 해결 과정을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정책을) 정확히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앞으로 상세하게 정해진 방식이 없다"면서도 "한국이 이 (북핵 해결)과정에서 더 크고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오판이라는 점,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우리가 안전을 보장하고 발전을 돕겠다는 점, 이 두 가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재, 압박과 병행해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하다"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인권을 보장하는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CBS 디스 모닝(This Morning)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CBS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실패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과 미국의 기존 대북정책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략적 인내 정책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책 역시 실패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 간의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른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나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보의 '한·미 전략자산 축소' 발언을 둘러싸고 빚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연기 논란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우리가 배치를 연기하거나 결정을 뒤집는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사드 배치 결정은 전임 정부가 한 것이지만 나는 그 결정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사드 레이더 시스템과 2개의 발사대를 배치했지만,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정당한 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과 관련, "북한이 국제 수준의 인권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웜비어의 죽음에 북한이 중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북한의 잔인한 행동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문 특보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발언에 대해 "학자로서의 개인적 의견일 뿐이며, 연합훈련 축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not on the table)"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와 관련, "한·미는 조건이 맞으면 전작권을 돌려받기로 이미 합의가 돼 있다"며 "(한국이)주권 국가라면 적절한 때 전작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한·미가 연합사 간 협력을 오래 유지했으면 한다”며 “전작권을 환수해도 연합사가 유지되는 한 안보도 유지되고 미군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재협상 의지를 밝히면서 "일본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은 그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고 (정부의) 공식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한 가지 문제로 인해 한·일 양국 관계의 진전이 막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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