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국회 인사청문회 빅매치를 주목하라.” 여의도 정치권의 시선은 6월 마지막 주로 향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인 한·미 정상회담(오는 29∼30일) 전후로 대규모급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서다. 이에 따라 여야 간 창과 방패의 전쟁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28∼30일 사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김은경 환경·송영무 국방·유영민 미래창조과학·정현백 여성가족·조대엽 고용노동·조명균 통일부 장관·한승희(이상 가나다순) 국세청장 후보자 등이 ‘송곳 검증대’에 오른다.
최대 관심사는 ‘제2의 안경환’ 출현 여부다. 법조 개혁의 적임자로 평가받았던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허위 혼인신고 논란 끝에 자진 사퇴, 문재인 정부 ‘낙마 1호자’라는 오명을 떠안았다.
후보자 낙마 및 추가 의혹 등 돌발 변수가 발발할 경우 박근혜 정권을 괴롭혔던 ‘해외순방 징크스’ 데자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첫 해외순방이었던 2013년 5월 미국 방문 당시 ‘윤창중 스캔들’로 몸살을 앓았다.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도 2014년 6월 박 전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때였다.
◆김상곤, 논문표절에 겸직의무 위반에 ‘비리 백화점’
야권이 화력을 쏟는 대상자는 김상곤 후보자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9일 열린다. 앞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간사는 이같이 합의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송기석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22일 전체회의에서 세부 일정을 논의할 것”이라며 “청문회에서 도덕성과 자질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였던 김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고위공직자 5대 비리(병역면탈·논문표절·위장전입·부동산 투기·세금탈루) 배제 원칙’ 중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다. 표절 건수도 박사학위 논문 49건, 석사 논문 130건에 달한다. 그는 5·9 대선 때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특히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은 앞서 인준 및 임명된 이낙연 국무총리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위장전입 의혹 등과는 결이 다르다. 이들 3인방의 위장전입은 해당 직무와 연관성이 적지만, 김 후보자는 ‘연구윤리 감독’이란 중책을 맡은 교육부 장관 후보자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김 후보자의 논문 표절 의혹은 교육 개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통과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빨간불’ 김상곤 넘어도 조대엽·송영무 첩첩산중
야권에서는 ‘원조 친노’(친노무현)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청문회 증인으로 세울 방침이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때인 2006년 교육부총리에 지명됐으나 당시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이었던 김 후보자가 논문 표절을 문제 삼아 사퇴를 촉구, 13일 만에 낙마했다. 김 교수도 정식 요청이 온다는 전제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초긴장에 빠진 모양새다.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 후보자가 한신대학교 재직 시절인 2008년, 도서출판 노기연의 대표직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무원 겸직 의무 위반 논란까지 덮쳤다. 교육공무원법 제19조에 따르면 국공립대 교수는 영리목적 겸직(사기업 사외이사 제외)을 할 수 없다.
또한 2009년 경기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당시 외국어고등학교 등의 유지 공약을 내걸었던 것도 해명대상이다.
‘김상곤 산’을 넘더라도 첩첩산중이다. 조대엽 후보자는 음주운전과 임금체납 논란을 빚은 한국여론방송 사외이사 지위, 송영무(이상 28일 예정) 후보자는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에서 자문료를 받은 게 논란이 됐다.
한편 오는 26일 한승희 후보자를 시작으로, 28일 유영민 후보자, 29일 김은경 후보자, 30일 김영록·정현백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예정됐지만, 최종 개최 시기는 유동적이다. 이날 진통 끝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