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 이런(易仁) 기자 =중국 근·현대 미술에서 소수민족을 소재로 삼는 경우는 늘 색다르면서도 진지하게 다뤄져 왔다. 소수민족이 사는 지역의 다채로운 민속풍습, 독특한 인문지리, 원시생태적 생활 모습 등은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창작의 영감을 제공하곤 한다.
유화가 옌야야는 작품의 주인공인 파미르 고원의 타지크족을 그리기 위해 1987년부터 지금까지 30년 동안 중국의 신장(新疆) 남쪽 변방지역을 수없이 방문했다. 타지크족은 전형적인 코카서스 백인과 인도·지중해 지역 인종의 특색을 지닌다. 신체 곳곳에 굴곡이 많아 유화로 그리기 적합한 모습이다. 오래 전부터 고원에서 살아왔기 때문인지 타지크족은 여전히 순박함과 선한 본성을 간직하고 있다. 옌야야는 어쩌면 이들의 눈에서 그런 마음 속 깊은 곳의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옌야야의 작품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인물들의 눈이 예외 없이 맑고 투명하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옌야야가 매년 때가 되면 무작정 파미르 고원으로 향하는 이유도 바로 그토록 맑고 투명한 이들의 눈동자 때문이다.
“저는 늘 타지크족만이 지닌 특유의 색채를 찾아내기 위해 고심해 왔어요. 분명 고원과 영혼의 숨결이 담긴 색채일 겁니다. 이 단계를 넘어서야만 그림에 생동감과 영혼이 깃들 수 있어요.” 베이징과 파미르 고원을 부지런히 드나든 시간 동안, 그녀는 타지크족은 물론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도 조금씩 깊이 알아갔다.
그녀는 14년 전 중국미술관에서 열렸던 ‘옌야야:선샤인·엔젤’유화작품전에서 100명이 넘는 타지크족 아이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이 그림을 보며 “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 작품인데 똑같은 눈을 가진 아이가 하나도 없다”고 평가한 이도 있었다. 옌야야는 그 이유에 대해 “작품 속에 담긴 아이들이 모두 제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눈동자 속 하나하나에 각기 다른 감성이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파미르 고원에서 아이들과 친구가 됐다.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며, 그들이 서너 살 어린아이에서 성장하여 가정을 꾸리는 모습까지 모두 지켜보았다. “저는 마음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이들을 존경하고, 타지크족을 존경해요. 아무리 작은 어린아이라 할지라도요.”
매번 고원을 오를 때마다 그녀는 현지 아이들에게 많은 선물을 가져다 준다. 옌야야는 자신과 파미르 고원 사이의 끈끈한 정을 이제는 그림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이제 자신의 가족에 대한 책임에 가깝다. “그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진짜 타지크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타지크족이 얼마나 순박하면서도 기품 있는 민족인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그녀의 소망이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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