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계기로 가상화폐가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각광 받는 가운데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안정된 시장 형성이 어려운 데다 투자 사기가 급증하는 등 부작용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급격한 폭락 현실화...우후죽순 개발 경쟁도 불안 요소
비트코인 전문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는 최근 보도를 통해 비트코인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대표적인 가상화폐의 가격이 전례없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상화폐 버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중앙은행의 양적 완화로 글로벌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가격이 상승시키면서 폭락 가승성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기준(이하 현지시간) 개당 3012.0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비트코인은 불과 사흘 만인 15일에는 1000달러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 2015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비트코인 정보업체 코인데스크 등은 향후 비트코인이 개당 2700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추이는 아직 알 수 없다.
비트코인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주목받았던 이더리움은 21일 한 가상통화 거래소에서 약 319달러에 거래되다가 몇 초 만에 10센트로 주저앉기도 했다. 나흘 만에 약 279달러 선까지 회복했지만 지난 1월에 비해 4500% 가격이 상승했던 점에 비춰보면 등락폭이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한 것은 실체 없는 투자력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 개발 접근 범위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한 개발과 투자가 이뤄지면서 변동성을 높이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인터넷 상에는 약 700종류의 가상화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태를 파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화폐 간 점유율 편차가 큰, 이른바 '롱테일' 현상은 견제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 5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리플(XRP), 이더리움 클래식(ETC) 등이 차지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등장과 쇠퇴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특정 화폐에 투자가 집중되면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애버딘 자산운영의 글로벌 벤처 캐피탈 책임자인 피터 드니어스는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가상화폐 가격은 네트워크 사용량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형성돼 있다"며 "이른바 '골드 러쉬' 현상으로, 급격한 가격 상승은 거품 지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 일본, 고수익 보장 사기 횡행...법 보완에도 불안 여전
일본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미숙한 노인층을 대상으로 하는 비트코인 사기 건수가 늘고 있다.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94건에 불과하던 가상화폐 관련 상담 건수는 지난해 819건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자가 48%를 차지하는 가운데 100만 엔(약 1020만 원) 이상의 고액을 탈취 당한 사례도 15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올해 말까지 반드시 오른다는 말만 믿고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경향이 늘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늘고 있다. 오는 7월부터는 가상화폐 구입시 일부 세금이 면제된다. 차세대 화폐로서 향후 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거래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가격 변동 위험성이 큰 데다 돈세탁 등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해에는 도쿄 소재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 옥스'가 돌연 파산하면서 이용자들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금결제법을 개정,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편법적인 범죄에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불안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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