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문지훈 기자 = 한화그룹이 총 1억 달러를 들여 베트남 롱안성에 125만㎡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짓기로 했다.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앞세워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최근 베트남 현지 투자사인 BCG(Bamboo Capital Group)와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한화S&C의 100% 자회사이다.
이번 MOU 체결에 따라 한화에너지는 베트남 롱안성 지역에 국제 규격 축구장 150개에 달하는 125만㎡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 착공해 오는 2019년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발전 용량은 100㎿이며 단계적으로 30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총 투자비는 1억 달러(약 1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업이 합작투자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한화에너지와 BCG는 추가 논의를 거쳐 투자비용 배분 및 지분구조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에너지와 한화큐셀은 이번 MOU에 따라 앞으로 태양광 발전소의 EPC(Engineering(설계)·Procurement(조달)·Construction(시공))뿐만 아니라 기술지원 및 금융조달(파이낸싱)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BCG는 토지 인허가 등 현지 개발업무를 담당한다.
또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모듈 및 셀을 생산하는 한화큐셀과 공동으로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최근 베트남 현지에서 진행된 MOU 체결식에 김동관 전무가 직접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김 전무를 태양광 사업 전면에 배치하며 미국과 독일, 일본, 터키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앞으로 동남아시아 등 신흥공략을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그동안 동남아 등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태양광 사업 진행을 검토해왔다"며 "특히 베트남은 국가 에너지 수급 정책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1.2기가 규모의 발전소를 짓기로 한 만큼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은 정부 차원에서 태양광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금, 토지 사용료, 토지 임대료 등 많은 부분에서 다양한 정책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한화 입장에서도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한편 이번 베트남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향후 한화S&C의 그룹 내 위상 변화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S&C는 김 회장의 아들 3형제(김 전무 50%,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25%)가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핵심에 있다. 또 한화에너지를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 지분 39.1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 등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한화S&C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한화와 합병해 승계 과정을 밟을 것이란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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