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재벌 저격수'라 불리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새 정부와 코드를 맞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러자 노동계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 억울렸던 불만을 쏟아내고, 국민들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부를 이전하는 총수 일가 때문에 삶이 더욱 팍팍해졌다며 호소했다.
26일 각계 상황을 종합해보면 최근 김 위원장은 4대 기업 경영자들과 만남을 갖고 본격적인 정책 행보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재계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개별 기업과 대화로 합리저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회동이라 차분한 어조를 이어갔지만 줄곧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터라 날카로운 칼날을 잠시 숨겼을 뿐이란 평이다.
노동계는 한껏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장선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의 확대를 피력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얼마 전 노조 소식지에 '공정위원회, 현대힘스(HYMS)와 범현대가 일감 몰아주기 없는 지 조사해야'란 제목의 글을 실으며 "일감 몰아주기를 막는 것은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밝힌 재벌개혁의 핵심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노동계의 이런 기조는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것으로 노동 친화적인 지금 정부에서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앞서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관련 법안들이 제자리 걸음이거나 오히려 뒷걸음질했다고 비판해왔다.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를 부당 내부거래로 규정,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를 정조준하자 환영 입장을 내비쳤다.
공공기관이 포함된 사회전반에서도 경영권 승계를 위한 편법적인 부의 상속 수단이라고 꼬집는다. 심지어 거대한 범죄행위라고 엄정히 처벌해야 할 것을 요구한다.
직장인 이명진씨(43)는 "재벌가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로 인해 소득격차를 넘어 불평등이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면서 "우리사회에서 소수의 재벌 일가들이 부를 독점하는 상황을 바로잡지 못하면 사회 양극화가 심화될 건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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