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산업을 지키기 위해 수입품에 관세를 검토하거나 부과에 나서면서 주요 동맹국이자 무역 상대국들과의 통상 마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에 수입산 철강제품에 관세나 쿼터를 적용할 경우 보복 조치를 경고했고, 캐나다 역시 미국의 캐나다산 연질 목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EU, 수입산 철강제품 관세에 보복 경고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대해 보호무역 조치에 나설 경우 보복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은 미국의 친구이자 동맹이며 이것(관세)은 불공정하게 유럽에 피해를 줄 것”이라면서 “미국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부합하는 살펴볼 것이며 유럽에 피해가 돌아갈 경우 당연히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 한 외교관 역시 “여간해서는 보복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면서 “분명 강력한 조치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는 미국산 농산물에 보복 관세를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수입산 철강이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조사 결과에 나오는대로 트럼프 정부는 모든 수입산 철강제품에 관세를 물리거나 쿼터를 넘는 수입산 철강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기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를 중심으로 한 경제 국수주의자들은 모든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고, 골드만삭스 출신의 개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주축이 된 경제 실용주의자들은 쿼터 부과와 같은 제한적 조치를 옹호하고 있다. 다만 어떤 조치가 나오건 사실상 “불공정한 국제 경쟁으로부터 미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겠다”는 대선 공약 이행의 일환으로 풀이되면서 무역 전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FT는 미국이 오는 7월 7~9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앞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현재는 조사를 마쳤고 부처별로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는 같은 조사는 업계 관계자와 무역 파트너들과의 광범위한 논의가 포함되기 때문에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리기도 하는데 2개월여 만에 조사가 완료되었다는 사실은 관련 논의가 사실상 밀실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VOA는 수입산 철강제품에 징벌적 과세가 부과될 경우 캐나다, 한국, 멕시코, 유럽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 캐나다, “목재 산업 지킬 것”
한편 트럼프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캐나다산 연질 목재에 추가적으로 평균 약 7%의 예비적 반덤핑 관세 방침을 밝혔다. 캐나다 트뤼도 정부는 대화를 통합 합의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소송을 통해서라도 자국의 연질 목재 산업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이번 미국의 반덤핑 관세 방침은 지난 4월 발표된 캐나다산 연질 목재에 대한 약 20%의 상계 관세에 추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캐나다산 연질 목재가 약 27%의 관세 부담에 직면하게 되면서 양국이 다시 연질 목재 무역을 두고 다시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기업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반덤핑과 상계 관세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측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짐 카 천연자원장관과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외무장관은 미국이 “불공적하고 징벌적인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한 결정에 깊이 실망스럽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우리는 소송을 불사해서라도 캐나다의 연질 목재 산업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캐나다는 목재 부문에서 무역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은 캐나다가 부당하게 캐나다산 연질 목재에 보조금을 지급해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관세 부과로 캐나다산 목재 가격이 오르면 이를 미국의 주택 공급업자들의 부담이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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