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기자의 부동산 따라잡기] 모델하우스 및 전단지 속 '3.3㎡'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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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7-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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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충범 기자 =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거나 부동산 신문 기사, 전단지 등을 읽다보면 익숙하게 눈에 들어오는 수치단위가 있습니다. 바로 '3.3제곱미터(㎡), 즉 '1평(坪)'입니다.

정확하게 1평은 121분의 400㎡로 3.305785㎡입니다. 반대로 1㎡는 400분의 121평, 즉 0.3025평입니다. 어떻게 보면 3.3을 곱하는 것조차도 어림셈이라 볼 수 있죠.

1평이라는 표현을 놔두고 번거롭게 3.3㎡를 쓰는 이유는 뭘까요? 이는 평이 비법정 계량단위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7월 정부는 평 사용을 근절하고 법정 계량단위인 ㎡를 사용할 것을 종용했습니다. 평 뿐만 아니라 '근', '돈' 등은 '그램(g)'을 사용해야 한다고 했죠. 정부는 위반 시 과태료를 물릴 만큼 정착에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정부가 ㎡를 강조한 것은 평 단위로 정확한 면적을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면적이 곧 가격으로 직결되는지라 계량오차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만만찮게 발생했죠.

가령 31평 같이 애매한 면적대를 분양받은 경우 ㎡로 환산해봤더니 102㎡부터 106㎡까지 차이가 나더라는 겁니다. 이 4㎡에 달하는 면적 간극은 결코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분양을 받았더니 체감 면적이 좁다더라'하는 민원 등도 이 때문이었죠.

사실 미터법은 매우 합리적인 계량법입니다. 처음부터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고, 세계에서 통용되는 도량형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부가 ㎡를 도입한지 꼬박 10년차가 됐음에도 불구, 평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유독 부동산 시장에서 말이죠. 당장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뿐 아닌 일반인들도 평이라는 용어를 공공연하게 쓰기 일쑤고, 일부 모델하우스를 살펴보면 'PY', '형'이라는 국적 불명의 계량단위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곤 합니다.

이는 평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좀처럼 변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부동산의 주 수요층이 중장년층인 점도 한 몫 하겠지요.

하지만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문화나 변화에 빨리 적응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 ㎡가 정착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분리된 공간에서 흡연을 하고, 식사를 하고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는 문화 등도 최근 10년 새 빠르게 자리를 잡았는데 말이죠.

한편으로는 국민들 대다수가 평을 우리의 전통 계량단위로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는 추측도 해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평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토지조사 시 사용하던 단위입니다.

부정확한 계량에 따른 피해 방지는 물론 요즘 화두로 떠오른 '적폐청산'의 의미까지 되새긴다면 부동산 시장에서도 하루 속히 평이 사라질 수 있도록 저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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