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KT가 자체기술로 개발한 음성인식 AI 스피커 '기가지니'가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면서 연내 판매 목표로 잡은 50만대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KT는 29일 광화문 KT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월말 선보인 인공지능(AI) 스피커 '기가지니'가 출시 5개월 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필재 KT 기가지니사업단장은 "기가지니는 5월 이후 판매가 급격히 증가해 최근에는 1주일에 1만대 꼴로 팔리고 있다"며 "SNS에서도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KT는 '기가지니' 판매량 증가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음성과 영상을 통한 AI 금융서비스도 시작한다. 이달 말부터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제공하는 △주가·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 정보를 탑재하고,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서비스를 연동시켜 오는 9월에 송금과 계좌조회가 가능한 '카우치 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기가지니와 연결된 TV화면으로 웹툰을 볼 수 있게 하고, 생활정보에 동네 마트와 병원, 가전 AS 센터 영업시간을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한다. 또 8월에 입주가 시작될 부산 영도 롯데캐슬에는 기가지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제공돼 거실에서 엘리베이터를 음성으로 호출하고, 조명과 가스를 끄고, 주차확인과 택배 수령도 가능해진다.
음성인식 AI 스피커를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여긴 아마존과 구글, 애플은 이미 관련 시장에 뛰어 들었으며, 국내에선 SK텔레콤의 '누구'와 KT '기가지니'가 유일하다. AI 스피커는 음성인식이 기반이기 때문에 언어 이해능력에 제약이 있어 판매지역 확장이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시장 선점을 노리는 KT의 '기가지니' 10만대 판매 달성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이필재 단장은 "'기가지니'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나 없나를 따져 봤을 때 10만대 돌파는 시작에 불과하고, 오히려 그 다음이 중요하다"며 "얼리어덥터의 수요가 끝나고 대중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지 여부를 지금부터 잘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말에 우리가 목표로 잡은 50만대라는 수치가 나온다면,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기본은 됐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 단장은 '기가지니' 10만대 돌파를 조기에 달성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기가지니'에 TV와 음악을 확실하게 붙였기 때문"이라며 "아마존의 빠른 확장도 아마존쇼핑에 붙여서 그랬듯이 명확한 서비스가 스피커에 탑재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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