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핫 이슈로 부상한 한미FTA재협상,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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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2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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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자동차·철강·전자산업에서 무역불균형 심각 인식…폐기보다는 재협상 쪽에 무게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에 대해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 ‘재앙’ 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협정 재협상 또는 폐기를 주장해왔다.

한국이 미국을 이용해 돈을 벌면서도 미국에 적절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한·미 FTA가 서로에게 윈윈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이익균형이 맞춰져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동차, 전기기기, 원자로 등 주요 수출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시장에서는 오히려 한국이 4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하면서, 농산물시장에서 발생한 56억 달러 적자를 감안하면 한·미 FTA의 실질적 효과는 마이너스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FTA 발효 직전인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한국의 전체 수출량은 연평균 3.5% 감소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 사이의 교역은 매년 1.7%씩 상승해 지난해 약 1096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매년 3% 이상씩 성장했다. 미국도 자동차와 의약품 등의 분야에서 한국 내 점유율을 높였다. 특히 2011년 약 243억 달러 규모였던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는 2015년에 451억 달러로 대폭 늘어났다. 반면 서비스시장에서는 미국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

한국의 대미 흑자 중심은 자동차산업이다. 2015년 한국의 대미 자동차산업 흑자액은 약 222억 달러로, 전체 대미수출액의 3분의1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에서 FTA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에는 오히려 자동차 수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만약 한·미 FTA가 종료되면 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을 적용받는다. 산업연구원은 이럴 경우 한국 기업이 미국에 수출할 때 물어야 하는 관세율은 평균 1.6%, 미국 기업이 한국 수출 시 매겨질 관세율은 4%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한·미 FTA 종료 시 수출 감소 규모도 미국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2015년 산업별 수출입 구조를 가정하면 FTA 종료 시 한국의 대미 수출은 13억2000만 달러, 미국의 대 한국 수출은 15억8000만 달러 감소한다고 추산했다.

이 때문인지 미국 내에서도 한·미 FTA 폐기보다는 재협상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마이론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그동안 한국으로의 서비스 수출은 연간 25% 증가해왔고 무역수지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한·미 FTA를 폐기하는 것은 성급한 실수(rash mistake)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한·미 FTA 조문과 정신의 완전한 준수를 다시 약속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에 착수한다면, 전면 재협상보다는 '현대화(업데이트)' 또는 '개정 협상'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미 피터슨연구소의 제프리 쇼트 연구원은 자동차(원산지, 유해가스 배출기준), 쌀을 포함한 농산물, 금융(국경 간 데이터 이전 금지) 부문에서 미국 측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코트라(KOTRA) 워싱턴무역관은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미 통상정책 현황과 한·미 FTA 재협상 전망' 보고서에서 "한·미 FTA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추진 방향과 유사할 것"이라며 "우리도 미국 측에 요구해야 할 미이행 또는 신규조항을 공론화하면서 '한·미 FTA 2.0' 방안을 선제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현 협정문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개정협상'이라면 우리에게도 나쁠 것이 없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28일 보고서에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산업은 투자 확대 및 수출지역 다변화 등의 전략이 필요하고 미국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한 산업은 제품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는 등 산업별 차별화된 대응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민간 모두 다방면에서 미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한·미 FTA의 효용성에 대해 미국 소비자 대상의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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