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대선 제보 조작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 안팎에서 연일 대선주자였던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안 전 대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침묵 중이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조차 엇갈린 목소리들이 나오는 가운데, 위기 타개책은 1차적으로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에 달렸다. 사태 수습을 위한 새 지도부 구성도 2차적 방안으로 거론된다.
29일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뒤 안 전 대표를 겨냥해 "궁극적으로 선거과정이라는 것은 후보가 최종, 최고의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지 않느냐"면서 " 이 (책임지는) 과정를 통해서 지도력을 보여주게 되면 선거 패배를 오히려 딛고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위기를 수습하고 돌파하는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 당 주변의 소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 이후 국민의당에서는 관련 건에 대한 공식 논평이나 발언은 찾기가 어려워졌다. 자체 진상조사 및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 및 당 지도부의 개입 의혹, 제보에 대한 사전검증 부실 등으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제보 조작 건이 밝혀지기 하루 전날인 25일 오전, 당으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6일 대국민 사과로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현재까지 자택에서 칩거 중이다.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의 패배로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면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이후, 오는 8월 전당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새 지도부 선출은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민심이 흔들리자 당내에서는 호남계 의원 탈당설 등 대선 직후 민주당,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거론되면서 나타났던 분열 양상이 재연될 조짐도 엿보인다.
이 때문에 새 지도부를 꾸려 '안철수'의 색을 지우고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일부 원외지역위원장들이 박 비대위원장에게 전대 연기 혹은 새 지도부 추대를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호남지역 여론이라고 다를 수 있겠나, '창피하다', '당 이래 가지고 잘 되겠느냐', '너라도 빨리 판단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지하게 국민 여론에 무릎 꿇고 순응하면서 저희의 죄를 자복하고, 원점에서부터 새 길을 걷겠다는 결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당에 자체적으로 꾸린 진상조사단의 김관영 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5월 1일(제보 발표 전) 이유미의 카톡 제보를 박지원 전 대표에게 바이버 문자로 보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그러나 "바이버 메신저가 설치된 전화기는 끝자리 0615번으로, 당시 산청에 있던 박 전 대표 비서관이 갖고 있었다"면서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박 전 대표가 (당시 문자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것 아닌가(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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