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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인수 혼전 지속…'신중모드' 벗고 자신감 내비친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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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7-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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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아주경제 채명석·문지훈 기자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일본 재방문 발언은 최근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최종 인수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주인공은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된다.

실제 SK측은 그동안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을 추진하면서 되도록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해 왔다.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인 지난달 23일에도 도시바 인수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아직 안 끝났다”라고 짧게 답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일본 방문길에는 최 회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내 기술 유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도시바 메모리에 대한 중장기 투자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약속함으로써 최종 계약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산넘어 산' 험난한 도시바 인수전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은 도시바의 협력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반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오는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법원은 웨스턴 디지털이 제소한 도시바 메모리 매각 중단 소송에 대한 첫 심리를 연다. 심리 결과 법원이 매각 금지 결정을 내리면 상황은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웨스턴 디지털은 지난 5월 국제 중재재판소에 관련 분쟁을 조정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웨스턴 디지털은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을 잡고,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을 끌어들인 새로운 ‘미·일 연합’ 형태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인수전에서 탈락한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도 지난 1일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바메모리 인수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한·미·일연합과 진행 중인) 교섭 기간이 반년 이상 지속한다면 매수할 생각이 없다"며 "교섭기간이 길어지면 투자가 늦어져 기술력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궈 회장의 발언은 교섭 시한을 설정, 도시바를 비롯한 매각 당사자들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도시바는 지난달 28일 웨스턴 디지털을 상대로 부정 경쟁행위의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요구한다며 도쿄 지방 법원에 제소했다. 또 웨스틴 디지털측이 매각에 대해 거부권을 갖고 있다는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며 경쟁을 부정하게 왜곡하고 있다면서 1200억엔(약 1조2226억원) 규모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아울러 도시바는 양사 합작 투자 사업장인 미에현 욧카이치 공장에 대한 웨스턴 디지털 직원들의 합작 및 공동개발 중인 기술에 대한 정보 접근을 차단하는 등 역공에 나섰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약점을 물고 늘어지고 있는 웨스턴디지털과 훙하이정밀공업의 공세를 도시바측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메모리 사업 매각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사장, “최종계약,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기대
이런 가운데 박 사장은 “상황이 생각보다 부정적이진 않다"며 조만간 최종계약 체결을 자신했다.

실제 도시바가 당초 공표한 최종 계약 데드라인인 지난달 28일을 넘겼지만,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측은 협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산업혁신기구의 시가 도시유키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류를 작성할 사무 작업과 관계자들이 많기 때문에 조정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종계약 서명 시기에 대해선 “목표를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양측간 조율해야 할 세부사항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통상 기업 인수·합병(M&A)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인수자측이 해당기업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해 인수 제안액에 걸맞는 적정가치를 보유하고 있는지, 숨겨놓은 우발 채무 등 리스크는 없는지를 살펴본다. 이후 가격 및 조건 절충을 통해 이상이 없을 때 본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도시바 메모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후 불과 일주일 만에 본계약 체결을 시도했다. 1, 2차 인수 참여 절차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2조엔(약 20조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빅딜을 완료하기에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M&A 업계 관계자는 “이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빠른 타결을 원하는 도시바측의 다급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통상 매각을 서두를 경우 인수자측이 협상을 주도할 수 있지만 ‘한·미·일 연합’은 여러 기관·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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