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아버지의 날’에 재미동포 대니얼 강(25)은 개인 SNS를 통해 2013년 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아버지의 사랑을 가슴 깊숙이 간직한 대니얼 강은 138번째 대회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높게 들었다.
대니얼 강은 3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의 올림피아필즈 컨트리클럽(파71·6588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마크한 대니얼 강은 ‘디펜딩 챔피언’ 브룩 헨더슨(캐나다)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 52만 5000 달러(약 6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대니얼 강은 우승 후 어머니 그레이스 이 씨와 감동적인 포옹을 했다. 우승 후 대니얼 강은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을 통해 “오늘 우승에는 아빠도 함께했다는 것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우승을 확정 짓는 퍼트를 할 때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대니얼 강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대니얼 강은 부친상을 당한 뒤인 2014년 오른쪽 손등 우측 측면에는 한글로 '아빠'라는 문신을 새겼다. 대니얼 강은 USA투데이를 통해 “누군가와 악수를 하면 그 사람도 우리 아빠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오른쪽 검지에 새긴 'just be'라는 영어 문신도 사연이 있다. 대니얼 강은 “부모님이 항상 ‘있는 그대로의 네가 되어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17살 때 ‘just be’라는 문신을 처음 새겼다”고 말했다.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대니얼 강은 어렸을 적에 아버지의 권유로 태권도와 골프를 시작했다. 대니얼 강은 미국 아마추어 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S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2010년과 2011년 정상에 오르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1년 L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서 39위에 올라 조건부 출전 자격을 얻은 대니얼 강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LPGA 투어에서 활약을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이전까지는 2012년 킹스밀 챔피언십 공동 3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12 U.S. 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14위.
최근에는 부상까지 겹쳤다. 재미동포 대니얼 강은 2016년 5월 미국프로골프 투어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손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후에는 목 디스크까지 찾아 왔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에는 안구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수술을 받았다. 아직도 손목에 붕대를 감고 있는 대니얼 강은 이번 대회 2라운드를 마친 후 현지 인터뷰에서 “의사들이 골프를 쳐도 된다고 말한 이상 나는 부상을 신경 쓰지 않는다. 의사들이 부상이 어떤지 물을 때마다 나는 ‘통증은 정신적인 문제’라고 답한다. 내가 인지하지 않으면 통증은 사라진다”며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줬다.
대니얼 강은 어렸을 적 한국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다. 대니얼 강은 “어릴 때는 엄마가 유치원을 하셔서 네 살 때까지 유치원을 다녔다. 효림이라는 이름을 썼다”며 “요즘은 한국에 1년에 한 번 LPGA 대회 출전 때문에 가는 것이 전부다. 한국 음악을 좋아하다”고 말했다.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선수들은 선전했다. 3라운드까지 대니얼 강과 공동 선두를 달렸던, 최운정은 10언더파 274타로 3위에 올랐고 김세영(24)과 양희영(28), 이미향(24) 등이 나란히 9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골프 여제’ 박인비(29)는 7언더파 277타를 마크하며 공동 7위를 차지했고, 신지애(29)는 5언더파 279타로 공동 11위에 위치했다. 지난주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유소연(27)은 4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부진하며 최종합계 4언더파 280타로 공동 1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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