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2세 이하 하루 1시간 이상 금지, 밤 9시 이후 접속 금지, 미성년자 게임 충전한도 마련……”
중국 대륙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국민 모바일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왕저룽야오)의 서비스사인 텐센트가 내놓은 '극약처방'이다.
왕자영요는 출시 1년 만에 중국인 2억명 이상이 즐기는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며 대박을 쳤다. 하지만 미성년자 게임 중독 등 부작용으로 여론의 비난이 몰아쳤다.
베이징 일간지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텐센트는 4일부터 왕자영요 게임에 대해서 12세 이하 미성년자는 밤 9시 이후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고, 게임 이용시간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한다. 12세 이상 미성년자에 대해서도 하루 2시간 이내로 게임 시간을 제한한다. 시간이 초과되면 게임은 자동적으로 셧다운 된다.
또 게임 실명제를 실시해 자녀들이 부모 아이디를 도용할 수 없도록 하고, 학부모들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자녀들의 게임 이용이나 충전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텐센트는 이외에도 조만간 미성년자에 한해 충전한도를 설정해 비이성적인 소비도 막을 계획이다.
이는 왕자영요 유저 대부분이 미성년자로 각종 사회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 조사에 따르면 왕자영요 게임 유저의 3.62%가 12세 이하 유저다. 13~17세 유저도 14.5%를 차지한다. 전체 유저 수를 2억명으로 따지면 약 3600만명의 초·중·고생이 왕자영요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2일, 항저우에서는 왕자영요 게임에 푹 빠진 13세 소년이 아버지의 꾸지람을 듣자 투신자살하는가 하면, 선전의 한 11세 소년은 아버지 QQ계정을 도용해 석달동안 왕자영요 게임을 하며 아버지 몰래 3만 위안(약 500만원) 이상을 게임에 쏟아부었다. 4월 말에는 광저우의 한 17세 소년이 왕자영요 게임을 40시간 연속 즐기다가 뇌경색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중국내에는 모바일게임 등급제와 모바일게임 실명제를 전면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왕자영요는 텐센트에서 지난 2015년 11월 중국에서 첫선을 보인 모바일 게임이다. 위챗이나 QQ 등 SNS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대전게임으로, 우리나라에도 지난 4월 ‘펜타스톰 for Kakao’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다.
왕자영요는 출시된 지 1년여 만에 중국 모바일 게임 1위에 올랐다. 글로벌 모바일 앱 분석 플랫폼 애니앱에 따르면 올 5월 매출액 기준으로 왕자영요는 전 세계 게임 1위 자리도 차지했다.
왕자영요는 텐센트 실적 향상의 1등 공신이었다. 왕자영요 흥행 돌풍에 힘입어 텐센트는 올 1분기 게임 사업에서만 228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중 60억 위안(약 1조원)이 왕자영요가 벌어들인 것이었다.
신경보에 따르면 중국증시 상장사 3079곳 중 분기별 영업수익이 60억 위안이 넘지 않는 곳이 94.22%에 달한다. 중국증시 상장사 1개보다 왕자영요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텐센트는 왕자영요 개발팀 30명에게 올해 각각 1억위안의 '통 큰' 보너스를 지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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