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영, 한국新 넘어 아시아로…‘마의 9초대’ 뚫어라

한국 최고의 스프린터 김국영의 질주.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이제 외롭지 않다.”

한국 최고의 스프린터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이 달리면 한국이 더 빨라진다. 벌써 5차례 남자 100m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운 김국영이 ‘마의 장벽’으로 불리는 9초대 진입을 향해 다시 뛴다.

김국영은 지난달 27일 강원도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로 결승선을 끊었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개인 통산 5번째 한국신기록이다.

한국 선수 최초로 10초0대 기록을 세운 김국영은 아시아 육상의 쌍두마차 중국과 일본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다. 김국영은 “중국에서는 이미 9초99(쑤빙톈)를 뛴 선수가 나왔고, 일본에서는 10초0대 선수들이 많다. 이제 나도 그들과 함께 뛰며 아시아에서 경쟁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이어 그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국영의 자신감은 그가 올해 세운 기록에서 엿볼 수 있다. 2010년 이후 국내에 김국영의 적수는 없다. 10초1, 10초0대를 뛴 선수는 김국영이 유일하다. 아시아로 시야를 넓혀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아시아 4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다.

올해 남자 100m 아시아 1위 기록은 기류 요시히데(일본)가 지난 3월 11일 호주에서 기록한 10초04다. 그 뒤를 사이 브라운 압델 하키무(10초05)와 야마가타 료타(10초06·이상 일본)가 2·3위로 뒤쫓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포함해 총 6명의 선수들이 올해 10초0대에 진입했다.

중국에서도 꾸준히 스프린터가 나오고 있다. ‘순수 동양인’으로 아시아 최초 9초대 진입에 성공한 쑤빙톈이 건재하고 신예 셰전예(10초09)가 아시아 공동 8위에 올라 최근 중국 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육상 저변이 탄탄하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부터 ‘100m 9초 프로젝트’를 가동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국 육상은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받으며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김국영은 불모지에서 핀 꽃이다. 올 시즌 중국에서도 김국영보다 빠른 기록의 선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나온 한국신기록이 더 위대하다.

김국영은 2010년 6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해 고(故)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새로 쓴 뒤 5차례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7년간 0초24를 줄이며 꾸준히 자신의 기록을 단축시키고 있다.

김국영은 이번에 한국신기록 달성과 동시에 8월 열리는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기준 기록(10초12)도 가볍게 통과했다. 런던 대회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자신의 은퇴 무대로 예고한 대회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 대회에서 김국영이 볼트와 나란히 출발선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아시아를 넘어 볼트와 동반 질주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