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송경동(50) 시인이 미당문학상 후보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송 시인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7 미당문학상' 후보로 올리려 한다고 중앙일보에서 전화가 왔다"며 "3000만원짜리 문학상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데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당의 시적 역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친일 부역과 5·18 광주학살과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전두환을 찬양하는 시를 쓰고 그 군부정권에 부역했던 이를 도리어 기리는 상 자체가 부적절하고 그 말미에라도 내 이름을 넣을 수는 없다고 했다"고 적었다.
또 그는 "(미당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한 부정이고, 나와 함께 더불어 살아왔고, 살아가는 벗들을 부정하는 일이며, 식민지와 독재로 점철된 긴 한국의 역사 그 시기 동안 민주주의와 해방을 위해 싸우다 수없이 죽어가고, 끌려가고, 짓밟힌 무수한 이들의 아픔과 고통 그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했다.
2001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송 시인은 사회의 부당함과 부조리함을 현장에서 규탄하는 등 '길거리 시인'으로 불려 왔다.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희망버스' 행사를 기획했으며, 지난해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해 광화문광장 텐트촌을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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