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 기자 = 저축은행들이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지역에만 머물러야 했던 기존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핀테크,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세를 확장하면서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의 공시에 따르면 저축은행 전체 79개사의 임직원수는 올해 1분기 총 9136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거래자 수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줄곧 오름세다. 올해 3월 기준 거래자 수는 총 527만2756명으로 수신 고객, 여신 고객이 각각 347만9231명, 179만3525명이다. 1년 간 18만3501명(5.57%), 15만8197명(9.67%) 늘었다.
이는 실적 개선 영향이 가장 크다. 실제로 업계 자산 총액은 지난해 말 52조3498억원을 기록하면서 2013년 말(35조738억원) 대비 총 17조2758억원(49.26%) 늘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발생 이후 임직원이 1000명 가량 줄었다"며 "실적이 회복되면서 사태 당시에 빠져나간 임직원 수를 충원하고 있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인터넷뱅킹을 통한 온라인 영업이 궤도에 올라 지점을 줄이는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이제 막 핀테크 사업을 시작한 단계여서다. 핀테크 관련 인재가 절실한 상황이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7월에 핀테크 TFT를 마련했고 웰컴저축은행은 데이터 사이언스팀, e비즈니스팀 등 핀테크 관련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개인 신용 대출에 주력했던 대형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서 기업 대출로도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은 기업대출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직원을 충원했다. 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재입사한 인력도 많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기업대출 영업, 심사팀 등에 10명 이상의 은행 출신이 입사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핀테크가 활성화됐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은행이 안 하는 틈새시장을 노리는 만큼 향후 인력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지점이 턱 없이 부족하다. 업계 자산 1위인 SBI는 지점이 총 21곳, OK저축은행은 24곳으로 영업구역이 막혀 있어서 쉽게 지점을 늘릴 수가 없다. 더군다나 점포 대부분이 서울에 몰려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점을 많이 보유해봤자 20곳 가량으로 매우 적다"며 "저축은행 수신 고객 중에는 고령층이 많고 예적금 금리를 보고 멀리서 찾아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지점을 줄일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역 대표 저축은행은 지역 내 지점을 늘려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식으로 가는 반면 소매금융에 주력하는 대형 저축은행은 전국 단위로 영업을 하기 때문에 핀테크에 더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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