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러시아를 국빈방문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시 주석은 3일 저녁(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신화통신이 4일 전했다.
두 정상은 북핵문제를 대화·협상을 통해 평화롭게 해결하고 중러 양국이 한반도 정세에 잘 대응하도록 전략적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어 두 정상은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 입장을 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양국 정상외교 강화가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번 국빈 방문이 양국 간 전면적 전략 협력 파트너 관계를 진일보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화답했다.
신화통신은 두 정상이 공통된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양국 간 우의를 돈독히 했다면서 회담 분위기가 훈훈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의 이런 행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한 공동대응 의미로도 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 회담은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중·러 정상은 지난 5월 중순 베이징에서 개최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과 지난달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양자회담을 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 수준에서 긴밀한 접촉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시스템의 본질과 유해성에 대해 동일한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두 나라는 사드 배치에 단호히 반대하며 관련국이 배치를 중단하고 배치 결정을 취소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은 러시아 국빈 방문을 위해 지난 3일 도착했으며 공항에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대사 등이 나와 영접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4일 독일로 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