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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팜+유기농’ 옌볜 이레 농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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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7-07-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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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농법'으로 땅 살려 생산 늘리고 '스마트 기술'로 부족한 농촌인력 대체

오리농법으로 유명한 중국 옌볜 이레농장. 풀어 놓은 물오리들이 논을 휘젓고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최미란 옌볜통신원]


옌볜(중국)=최미란 통신원

최근 몇 년간 옌볜(延邊)의 인구 유출이 심각해지면서 농촌의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3일, 지린(吉林)성 옌볜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시에 위치한 이레 무공해 농작물 농민전문합작사(협동조합)를 방문했다.

아직 옌볜의 스마트 팜 수준은 걸음마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스마트 팜 개념은 한국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지능화된 농장을 스마트 팜이라고 하는 데 반해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 이용을 지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산 과정에서의 최신 제어기술보다 판매에서의 유통 방식에 방점을 둔 개념이다.
 
최근 이레농장도 최신식 센서를 도입했다. 농장에 설치된 수분·온도 센서에서 오는 정보를 바탕으로 최적의 양분과 수분을 작물에 공급한다. 온도가 높으면 환기가 되고, 수분이 부족하면 점적관수 시스템에서 물을 공급한다. 모든 것은 컴퓨터로 제어된다.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농장 운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계획 중이다.
 
그리고 작물의 광합성과 생육을 조절하기 위해 형광등·LED전등 등 다양한 광원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을 높이고 전기에너지를 70% 이상 절감해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이레농장의 정직원은 10명뿐이다. 농번기에 일당 직원을 10명 정도 더 쓰면 충분하다.
 
최한 이레농장 사장은 인터넷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직거래 유통망을 형성했다. 회원들은 앱을 통해 제품의 원산지·재배과정·영양성분 등 구체적인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직접 주문도 할 수 있다. 앱 하나로 산지에서 식탁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농업+스마트 기술’의 응용은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직면한 옌볜 농촌의 현실에 있어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옌지(延吉)시 시장감독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현재 옌볜에는 농민합작사가 6377개 있다. 대부분이 쌀·잡곡·야채·김치·된장 등 식품과 쇠고기 등 육류를 취급한다. 정부의 농업지원 정책에 따라 세금을 감면받고, 농기구·종자·황소 구매, 토지사용, 대출, 물류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최근에는 정부의 시골 전자상거래 보급 정책에 따라 마을마다 인터넷과 택배가 들어오고, 전자상거래 서비스센터가 입주하면서 농업 매출과 판로가 크게 늘었다.
 
이레농장은 유기농법에 강점을 갖고 있다. 친자연 순환농법을 고집하며 옌볜 유기농 생산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레농장은 쌀을 생산하는 논 6만6000㎡, 콩 밭 2만㎡, 채소 하우스 2만㎡, 사과농장 10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농장은 자체 생산한 쌀·콩·야채로 옌볜주 내에 10개의 식당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1800만 위안에 달했다. 도심 속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체험농장과 직거래 매장도 있다.
 
이레농장은 논밭을 휘젓고 다니는 물오리들로 유명하다. 1200여 마리의 오리를 아침에 논밭에 풀어놓으면 저녁에 어김없이 논가에 지어놓은 ‘집’으로 돌아온다. 논밭은 먹성 좋은 오리들 때문에 풀 한 포기 없고 오리발에 헤집어진 논바닥은 벼뿌리가 기지개를 켜는 최적의 환경이 된다.
 
오리농법으로 벼농사를 지으면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첫째,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오리가 잡초와 해충을 없애주니 농사비용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유기질 함량이 높은 오리 배설물이 자연산 유기비료가 되어 땅을 비옥하게 한다. 셋째, 쌀에 함유된 미량원소 함량이 높아진다. 넷째, 농약이 묻지 않은 볏짚은 유기비료로 고스란히 논밭에 돌아가는 장점이 있다.
 
야채 하우스에서는 광합성균·토착균·젖산균·나또균을 톱밥이나 볏짚에 번식시킨 후 밭에 뿌려 땅의 자연성을 키우고 있다. 농장 한쪽에서는 건강한 야채를 먹인 집돼지를 길러 퇴비를 생산한다.
 
사과농장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아 풀들이 무성하다. 나무를 심을 때부터 3~4m 간격으로 주위의 흙과 풀을 구덩이에 넣어 비료를 대신한다. 사과나무들은 서로 경쟁하면서 자생력이 강해지고 면역력이 높아진다. 풀뿌리에서는 각종 미생물이 생장하고 번식하면서 무기질 영양소가 풍부하게 된다.
 
이레농장의 유기농법이 일정 궤도에 오르는 데는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농산물 품질검사에서 농약 잔류량은 국가기준치의 200~300분의 1에 불과하고, 미네랄·무기질 영양소는 국가기준치를 훨씬 웃돈다. 생산량은 20% 이상 증가했고 소요인력은 절반으로 줄었다. 농장의 생태시스템 안전성이 보장돼 중국농업부로부터 무공해인증서를 받았다.

최한 사장은 “사람을 살리려면 먼저 땅을 살려야 한다”면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땅을 살리고, 현대화 농법으로 농작물의 생산량을 높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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