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주 기자 = 최근 캄보디아 내 모바일 금융 이용률이 급격히 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은행에 대한 불신과 IT 기술의 발달이 겹치면서 발생한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통상 핀테크 기술은 제도권 금융산업 발전 단계를 거치기 마련인데, 캄보디아에서는 이를 생략하고 뛰어넘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금융 영역의 경우, 구석기 시대에서 시작한 캄보디아가 신석기를 거치지 않고 곧장 철기 시대로 진입했다는 비유가 나오는 이유다.
6일 코트라(KOTRA)와 프놈펜포스트 등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정부의 높은 의지를 기반으로 모바일 송금 시장을 발전시키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금융 기술과 능력 배양을 통한 금융 안정을 목표로 삼고 있다. ADB의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는 캄보디아 GDP에 6% 이상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관련법은 현재 안착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핀테크가 캄보디아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 하반기 내 법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 국립은행(NBC)은 금융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저렴하게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금융사들도 모바일 송금 및 핀테크 산업의 기회로 속속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가 후진국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캄보디아 내 지방은 음영지역이 다수 존재하고 휴대폰 사용자 중 모바일 뱅킹 사용자는 10%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술에 익숙한 25세 미만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량도 급증하는 면을 고려할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캄보디아 성인 중 시중 은행의 계좌를 보유한 비율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이같은 일반인들의 금융 지식부족과 현금 선호도 등이 역설적으로 모바일 금융이라는 직관적인 송금 서비스를 발달시킨 셈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캄보디아 내 은행 자산은 79억달러에서 199억달러로 증가했다. 또 ATM 수도 전국적으로 588개에서 1118개, 직불카드 수는 76만개에서 140만개로 늘어나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증권거래소와 신용조사기관 등을 설립하고 국가 결제 시스템 시작 등 적극적인 금융시스템 지원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도 캄보디아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출한 금융사는 KB국민은행 캄보디아, 신한크메르은행,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부영크메르은행, 프놈펜 상업은행(아프로서비스그룹·전북은행) 등이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