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허은영 캠코 이사 "온비드로 제2인생을 시작한 사람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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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
입력 2017-07-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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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영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이사 [사진= 캠코]


임애신 기자 = 공매가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 받으면서 온비드도 덩달아 인기다. 덕분에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담당자들은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기업 중에서 온라인에 특화된 서비스만 담당하는 곳은 드물다. 온비드사업부는 사업기획팀과 운영관리팀으로 구성돼 있다.

허은영 캠코 이사는 10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업기획팀은 창의적인 사고와 급변하는 IT분야에 적응하기 위해 사업 방향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운영관리팀은 온비드 사이트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결사 같은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온비드 담당자들은 새로운 공매 매물을 접할 수 있는 최전선에 있다.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내부정보 활용을 막기 위해 캠코는 임직원 전원의 입찰 참가를 원천적으로 금지했다. 특히 온비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본인뿐 아니라 직계가족까지 입찰 참가가 불가능하다.

허 이사는 "온비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라도 공매 결과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공고를 올린 기관담당자가 개찰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확인할 수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 공매, 온라인 플랫폼 덕에 '수면 위로'

캠코가 공매 업무를 본격화한 건 지난 1984년이다. 체납된 세금을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압류재산 매각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오프라인으로 공매 공고를 내면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현장입찰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당시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려운 데다 접근성이 떨어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물건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고, 현장 공매 수행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캠코는 이 문제를 온비드로 타개했다. 온비드는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시스템으로, 모든 공공기관의 매각·임대 공고 등의 입찰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허 이사는 "공공기관은 온비드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자산을 처분할 수 있고, 국민들은 수수료 부담 없이 공공기관의 부동산과 물품들을 편리하게 취득하거나 임차해 사용할 수 있다"고 온비드에 대해 설명했다.

2002년 오픈한 이후 올해 6월 말 현재 누적 입찰참가자 수는 144만명, 누적 거래 건수는 32만건이다.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누적거래 금액도 6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중장년층에게 인기다. 지난해 기준으로 온비드 이용고객은 40대(35.9%)와 50대(31.5%)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50대 이상 비중은 2015년 34%에서 지난해 45.1%로 확대됐다.

그는 "일반적으로 청년과 중년층이 인터넷을 주로 사용하는 데 반해 온비드에서 자산 매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투자 여력이 있는 중장년층의 참여가 높다"고 해석했다.

◆ 온비드,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우뚝'

온비드 시스템은 재테크족 사이에서 유명하다. 좋은 매물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취득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실제 온비드를 통해 재테크에 성공하거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사례도 있다.

그는 "압류재산은 권리분석이 필요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매각가가 낮게 책정되고 경쟁률도 다소 낮은 경우가 있다"며 "이런 물건 중 낡은 빌라를 매입해서 리모델링해 전세를 놓은 후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매각해 차익을 내는 경우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금융권 양도담보 물건 중 수입의류 등이 컨테이너째로 공매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낙찰받아 오픈마켓 등에서 할인 판매해 의류 사업자로 변신을 꾀한 사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폐교를 낙찰받아 캠핑장을 운영하거나, 기차역에 있는 임대물건을 낙찰받아 웨딩숍을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지금까지 온비드에서 거래된 물건 중 최고가 낙찰물건은 2014년 10조5500억원에 매각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한국전력 부지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물건은 지난해 부산도시공사가 분양한 국제물류도시의 단독주택용지다. 경쟁률이 무려 1927대1에 달했다. 위치가 좋고 상가겸용주택을 지을 수 있는 토지라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또 최고가 낙찰 방식이 아닌 추첨 방식이었던 점도 경쟁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엔 고(故) 천경자 화백의 작품이 최저입찰가 3000만원 대비 137% 수준인 41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허 이사는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우는 분들은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내놓은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전국적으로 물건이 나오는 데다 권리 관계가 깨끗해 초보자도 입찰에 참여하기에 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오래된 아파트라 수리해야겠지만 재건축 등의 개발 이슈가 있는 물건도 많아 투자 매력이 있다"고 귀띔했다.

아직 온비드가 생소한 사람들에게 온비드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공매투자 아카데미를 열어 온비드 이용 방법과 지역 부동산 시장 전망 등 투자에 필요한 정보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이용 방법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동영상 매뉴얼과 사용설명서 등을 온비드 홈페이지에 올려뒀다.

그는 "부동산처럼 거래 규모가 큰 물건을 온라인으로 매입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은 온비드 '기부 공매'에 참여할 것을 추천한다"고 권했다.

기부공매는 캠코 임직원들이 기부한 신발·가방·책 등 중고 물건을 최저입찰가 1000원에서부터 공매하는 행사다. 부담 없이 온비드 입찰 방법을 익힐 수 있는 데다 낙찰금액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도 된다.

허 이사는 "기부공매가 열리지 않는 때에는 소액의 동산 물건부터 입찰에 참여해 보면서 입찰 참여 방법을 습득하고, 낙찰 성공 사례를 경험해 보는 것도 초기 장벽을 깨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공매가 사랑받는 건 대부분 권리 관계가 깨끗한 안전한 물건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주의가 필요한 물건도 있다. 낙찰 후에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선 등기부 등본, 공매 재산 명세 등을 통해서 임대차관계 등 권리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명도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서류상으로 완벽하더라도 반드시 현장 답사를 해서 실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는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강원도에 있는 차량을 낙찰 받은 경우 직접 강원도에 가서 인수해야하기 때문에 어느 기관이 매각하는지도 확인해야 하는 항목이다.

허 이사는 "캠코 온비드가 대한민국의 공공자산이 가치 있게 거래되는 플랫폼으로서 국민과 국가가 함께 부자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과 이용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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