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데…추미애 vs 국민의당 감정 다툼에 국회 '올스톱'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대표가 당 지도부와 함께 7일 충남 천안축구센터에서 열린 충남·세종 민심경청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문준용씨 의혹 조작 사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혜란 기자 = 국민의당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감정 다툼을 벌이며 국회 전체를 '올스톱'시켰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의에 협조하던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에 격분하며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7일 추 대표는 국민의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강공으로 반격했다. 추경과 정부조직법 처리 등 국회가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도 여야가 말다툼만 하며 저열한 정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천안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문준용씨 특혜 채용 제보조작 사건을 "북풍 조작에 버금가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박지원·안철수 전 대표가 (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라고 했던 추 대표가 발언 수위를 더 높인 셈이다.

추 대표는 "이런 네거티브 조작 사건의 속성과 특징은 관련자가 직접 나서지 않고 방패막이를 세우는 것"이라며 "이것이 네거티브 조작의 특징이고 그것이 사실과 다른 결과를 통해 후폭풍을 용인하는 것으로 형사법적으로는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더 흥분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오는 11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비롯해 인사청문회 등 향후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머리 자르기' 발언의) 과연 의도가 무엇이며 배후에 누가 있는 것인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추 대표의 대표직 사퇴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국민의당이) 만만한지 짓밟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추 대표의 발언을 규탄하는 결의안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