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163억1959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62억1398만달러) 대비 1%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한 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총 281억9192만달러로 최근 10년 새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에서 올 상반기 역시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침체 분위기를 이어간 것이다.
지역별로는 저유가에 따른 발주량 감소로 고전하던 중동에서 올 상반기 89억9417만달러를 수주해 전년 동기(47억7132만달러) 대비 약 88% 증가한 반면, 태평양·북미(-94%)와 중남미(-84%), 아프리카(-75%), 유럽(-16%), 아시아(-14%) 등 다른 지역을 일제히 수주가 줄었다.
올 상반기 10억달러 이상 대형수주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란 KPRC 2단계 사업(27억7080만달러)’과 대림산업이 수주한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19억3860만달러)’, 두산중공업의 ‘인도 자와하푸르 화력발전 공사(11억7298만달러)’와 ‘인도 오브라 화력발전 공사(11억6128만달러)’ 등 4건에 불과했다.
2014년 상반기 10억달러 이상 대형수주는 11건에 달했으나, 2015년 6건에서 2016년 4건으로 떨어진 이후 올해 역시 반등에 실패한 것이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저유가가 지속되는 데다, 불안한 중동 정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사가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건설 수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주요 프로젝트 위주의 선별적인 수주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형프로젝트 참여도 신중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진에 늪에 빠진 해외건설 수주가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송유림 한와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 중동 라마단 행사와 곧바로 이어지는 명절 연휴, 그 밖의 정치적 이슈 등으로 해외건설 수주 계약이 순조롭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수주 소식을 기대해볼만 하다”면서 “또 해외 저마진 사업장이 대부분 정리되면서 추가 손실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이 뛰어든 ‘바레인 바코 정유공사(50억달러)’를 비롯해 대림산업의 ‘이란 박티아리댐 공사(20억달러)’와 현대건설의 ‘카타르 알부스탄 도로공사(5억달러)’, 대우건설의 ‘러시아 가스플랜트 공사(4억달러)’, GS건설의 ‘투르크메니스탄 정유 디왁싱 프로젝트(3억달러)’ 등을 올 하반기 수주가 기대되는 주요 프로젝트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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